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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철도 현대화를 내세워 추진해 온 역점 사업이다. 인도 철도부는 이 노선 외에도 약 4000㎞의 고속철 7개 노선을 추가로 계획하고 있으며, 16조루피(1670억달러·약 223조 7800억원)의 투자를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양국 갈등의 무게가 노선 하나에 그치지 않는 이유다.
갈등은 최근 몇 달 새 폭발했다. 마키하라 히데키 전 일본 법무상은 지난 7월 X(옛 트위터)에 “진척이 없는 것은 100% 인도 측 잘못”이라며 “그들은 약속을 절대 지키지 않는다”고 적었다.
일본 측은 인도가 핵심 설비인 신호 시스템을 경쟁사인 독일 지멘스에 맡겨 합의를 어겼다고 비판하고 있다. JR동일본이 이끄는 일본 사업단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은 차량·선로·신호를 하나로 묶은 통합 시스템이 신칸센의 신뢰성과 안전성, 정시성을 뒷받침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선로에 유럽 신호 시스템, 인도 열차를 섞은 방식은 검증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 사업 참여자는 “엉망진창”이라며 협상이 교착 상태라고 전했다.
인도는 정반대 입장이다.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마키하라 전 법무상의 주장을 “사실과 크게 다른 개인적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신호 시스템은 일본 측 제안을 받지 못해 국제 규격에 따라 발주했고, 일본 차세대 열차는 2030년대 초에야 공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인도 철도부 고위 관리도 “양측은 완전히 일치한다”며 모든 결정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일본 정부는 외무성에 이 사업을 전담 감독하는 직책을 새로 만들었다. 인도는 일본산 열차 대신 자국산 고속열차를 개발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인도는 내년 여름 100㎞ 구간을 먼저 개통하되, 속도가 느린 자국산 열차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외교관들은 첫 구간이 50㎞에 그칠 것이라며 일정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인도 철도부 고위 관리는 첫 구간 공사가 끝나는 내년 초와 최고 시속 320㎞의 일본 차세대 신칸센 E10 열차 공급 시점 사이에 “상당한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인정했다.
고속철 사업의 지연과 비용 초과는 드문 일이 아니다. 영국의 고속철 HS2와 일본 홋카이도 신칸센 연장 사업도 예산을 넘겼다. 다만 이번 갈등은 양국의 협상 방식과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협상에 참여한 한 일본 고위 외교관은 “일본은 목표를 현실적으로 세우고 잘 이행하지만, 인도는 목표를 높게 잡고 다 이행하지는 못해도 꽤 잘 해낸다”고 말했다. 인도는 자국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에 맞춰 기술 국산화와 비용 절감에, 일본은 인프라 패키지 수출에 각각 공을 들였다. 인도 측은 일본의 ‘일본 예외주의’적 태도에 불만을 품었고, 일본 외교관들도 내향적인 기업 문화가 간극을 키웠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갈등에 따른 타격보다 중국 견제라는 전략적 이해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7월 뉴델리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형제자매처럼”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공동성명엔 내년 부분 운행을 시작하려는 인도의 목표를 일본이 “충분히 이해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한 인도 고위 외교관은 “양국 관계의 속도가 고속철 사업의 속도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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