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별로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현대·기아차는 3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으며, 쌍용차도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전년 대비 판매가 두 자리 수 이상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부진 속에서 일찌감치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며 신차 출시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선 업체들은 선전했지만, 공장 폐쇄와 신차가 부재했던 업체들은 고꾸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지난해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 내수 판매실적을 종합한 결과 총 154만5604대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수출은 668만71128대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이로써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0.4% 늘어난 823만2732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국내외 판매량은 725만2496대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현대차가 1.8% 증가한 458만6775대를, 기아차가 2.4% 증가한 281만2200대를 팔았다. 2015년 801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6년 788만대, 2017년 725만대로 2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하다가 지난해 3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특히 내수에서 현대차는 그랜저와 싼타페가 동시에 ‘10만대 클럽’을 달성하며, 3년 만에 70만대를 넘어섰고, 기아차는 4년 연속 50만대 돌파 기록을 세웠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현대차는 47.6%, 기아차는 32.3%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양사 점유율은 80%에 육박했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연례행사로 진행하던 파업을 중단하고 여름휴가 전에 임단협 타결을 마무리 지었다. 또 신형 싼타페, 코나 등 SUV 라인업을 확대한 것도 판매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
쌍용차도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전년 대비 2.3% 늘어난 10만9140대를 기록했다. 주간연속 2교대(8+8)로 생산효율성을 높였으며, 티볼리 브랜드의 선전과 렉스턴 스포츠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9년 연속 성장세를 이뤄 한국GM을 제치고 내수 3위에 오르는 이정표를 세웠다.
반면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내수에서 모두 두 자릿수 이상 판매가 줄며, 10만대 이하 판매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전년 대비 10.1% 감소한 9만369대에 그쳤다. 3년 만에 10만대 이하 판매로 돌아선 것. 판매를 뒷받침할 신차 부재가 큰 원인이었다. 중형 SUV QM6가 선전하긴 했지만, 전체 실적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한국GM은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9만3317대를 판매, 전년보다 29.5% 줄었다. 한국GM이 내수 판매에서 1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2년 한국GM 창립이래 최초다. 대우자동차 시절인1998년(8만6925대) IMF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지난해 군산 공장을 폐쇄했으며 연구개발(R&D) 법인분리 이슈 등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설이 불거지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을 키워서다.
한편,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개소세 인하 연장에도 내수경기가 부진하고 하반기에는 지난해 판매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1.0% 감소한 179만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보성 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은 “내년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모델 출시가 확대되겠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금리 상승과 소비심리 악화 등 부정적 요인이 더 우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