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110만9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49만8000명(44.9%)이 광업·제조업에 종사한다.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두 명 중 한 명가량이 제조 현장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언어 장벽은 여전하다. 비전문취업(E-9) 외국인 가운데 자신의 한국어 말하기 실력을 ‘잘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1.5%에 그쳤다. 듣기도 25.4% 수준이다. 작업지시와 안전수칙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제조 현장에서 관리자와 외국인 근로자 간 의사소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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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언어 데이터·솔루션 기업 플리토(300080)는 최근 국내 대형 조선소에 AI 통번역 솔루션을 공급해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교육과 작업 현장 소통 등에 활용하고 있다.
조선소는 일반 사무공간과 달리 대형 설비 가동음과 용접음, 타공음 등 상시적인 소음이 발생해 음성인식 정확도를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플리토는 이에 맞춰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적용해 주변 소음을 걸러내고 음성을 보다 명확하게 인식하도록 했다.
지원 언어는 최대 42개다. 특히 조선소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사용 빈도가 높은 태국어·인도네시아어·베트남어 등 동남아시아 언어의 번역 정확도를 집중적으로 높였다.
현장 이용률도 빠르게 상승했다. 플리토에 따르면 해당 조선소 직영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일정 기간 서비스를 한 차례 이상 이용한 활성 사용자 비율은 도입 초기 약 20%에서 3개월 만에 약 96%까지 높아졌다. 사실상 직영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AI 통번역 서비스를 경험한 셈이다.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초기에는 관리자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안전수칙이나 작업 방법을 전달하고 이해 여부를 확인하는 용도가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가 작업 진행 상황이나 현장 문제를 관리자에게 보고하는 데도 활용되면서 일방향 작업지시를 넘어 양방향 소통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이는 AI 통번역 시장의 무게 중심이 범용 번역에서 현장 특화형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많은 언어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소음과 억양, 산업별 전문용어 등 실제 작업 환경에서 번역 정확도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인력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현장형 AI 통번역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조선·제조업처럼 소음이 심하고 안전 지시가 중요한 산업에서는 AI 통번역이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작업 효율과 안전을 동시에 높이는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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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통번역 수요는 교육 현장에서도 커지고 있다. 국내 이주 배경 학생은 작년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어섰다. 언어가 다른 학생과 학부모가 늘면서 수업은 물론 생활지도와 학부모 상담에서도 통역 수요가 커지는 추세다.
충남의 다문화 위탁교육기관 충남다우리학교는 플리토의 AI 통번역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일반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외국인 학생을 일정 기간 위탁해 한국어와 교과 수업을 진행한 뒤 원래 학교로 복귀하도록 돕는 곳이다.
기존에는 수학의 ‘분수’처럼 개념 설명이 필요한 용어를 한국어로 풀어 설명한 뒤 다시 영어 등으로 전달해야 해 특정 학생에게 수업시간이 집중되는 문제가 있었다. 현재는 학부모 설명회나 간담회에는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인 ‘라이브 트랜스레이션’을, 학생 개인학습과 생활지도에는 ‘챗 트랜스레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대학 강의실에서도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경희대 경영대학원의 ‘엔터테인먼트 산업론’ 수업에서는 플리토의 라이브 트랜스레이션을 이용해 교수의 강의를 실시간으로 다국어 텍스트로 변환, 외국인 학생의 수업 이해를 돕고 있다. 서울대·고려대·인천대·서울신학대 등도 플리토의 AI 통번역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플리토에 따르면 교육기관의 자사 AI 통번역 솔루션 도입 건수는 전년 대비 350%, 2년 전과 비교하면 1200% 증가했다. 대학에서는 통번역에 그치지 않고 실시간 강의 내용을 데이터로 저장해 날짜·과목·주제별로 다시 활용하는 ‘디지털 강의 아카이브’와 개인 맞춤형 AI 학습 서비스로 확장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AI 통번역을 기반으로 교육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교육 현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