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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연속 연장 끝내기敗' LG, 유영찬 사라지자 뒷문이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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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04.30 10:07:47

필승조 집단 난조...통합우승 2연패 목표 최대 위기
고우석 복귀 절실해진 상황...불펜 조기 안정 큰 숙제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LG트윈스가 시즌 초반 최대 고비를 맞았다. 마무리 유영찬의 팔꿈치 수술 공백이 현실이 되자마자 불펜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장현식, 우강훈, 김영우 등 필승조 투수들이 잇따라 난조를 보이면서 뒷문에 비상이 걸렸다.

LG는 지난 28일과 2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와 원정 2연전에서 모두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26일 잠실 두산베어스전까지 포함하면 3경기 연속 연장 끝내기 패배다. 세 경기 모두 잡을 수 있는 흐름이었지만 경기 후반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1패 이상의 충격이다. 확실한 마무리가 사라진 팀이 얼마나 빠르게 위기에 빠질 수 있는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LG트윈스 장현식. 사진=연합뉴스
LG트윈스 김영우. 사진=연합뉴스
출발점은 유영찬의 이탈이다. 유영찬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11세이브 리그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도 유영찬뿐이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두산베어스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오른쪽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고, 수술이 불가피해졌다. LG가 가장 믿었던 버팀목이 갑자기 사라진 셈이다.

염경엽 감독은 당분간 집단 마무리 체제를 택했다. 장현식과 김영우를 마지막 후보로 좁혔다. 경기 상황과 타자 유형에 따라 필승조를 운영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동안 두 선수가 보여준 구위나 내용을 보면 누가 마무리를 맡아도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염경엽 감독은 “일 주일 정도 두 선수에게 맡겨보고 흐름을 봐서 마무리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과는 달랐다. 두 선수 모두 심각한 난조를 드러냈다. 7~8회를 막는 투수와 9회를 끝내는 투수는 다르다. 마무리 자리는 구위만으로 버티는 곳이 아니다. 심장이 버텨야 승리를 지킬 수 있다.

균열은 금방 찾아왔다. 25일 두산전은 그렇다치더라도 28일 KT전이 본격적인 악몽의 시작이었다. LG는 2-0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7회말 우강훈이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등판한 장현식도 흐름을 완전히 끊지 못했다. 승계 주자가 홈을 밟아 경기가 뒤집혔다. 이후 LG가 다시 리드를 잡았지만 9회말 마무리로 올라온 김영우가 흔들렸다. 안타와 볼넷,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김진성이 부랴부랴 올라왔지만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는 연장으로 갔고, LG는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9일에도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선발 이정용이 5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우강훈이 다시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LG는 10회초 오스틴의 적시타로 다시 앞섰지만, 10회말 장현식이 볼넷 2개와 피안타 1개를 허용, 만루 위기를 만들고 내려갔다. 김영우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장성우에게 2타점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전날 9회말 동점을 허용했던 김영우에게는 잔인한 이틀이었다.

LG가 상황이 심각한 것은 필승조로 기대를 모았던 장현식, 우강훈, 김영우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베테랑 김진성이 힘겹게 부담을 나눠지면서 버텨봤지만 전체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불펜이 볼넷으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고, 결정타를 허용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올 시즌 통합우승 2연패를 노리는 강팀답지 않은 모습이다.

유영찬의 공백은 예고된 위기였다. 나름 코칭스태프도 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필승조의 집단난조는 예상치 못한 변수다. 쓰나미를 막기 위해 제방을 만들었는데, 그 제방이 와르르 무너진 것이다. 한 명이 흔들리면 다른 카드로 버티면 된다. 그러나 필승조 전체가 흔들리면 계산 자체가 서지 않는다.

LG 불펜진 난조는 순위 경쟁에도 직접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LG는 시즌 초반 선두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불펜의 안정은 장기 레이스의 기본 조건이다. 특히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 이후에는 마무리와 필승조의 힘이 순위를 가른다. KT에는 박영현이라는 확실한 마무리 카드가 있다. SSG도 조병현을 중심으로 뒷문을 구축했다. 반면 LG는 9회를 계속 불안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우강훈과 김영우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9일 KT전을 앞두고 “두 선수는 아직 젊고 경험이 적다”며 “이런 상황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맞는 말이다. 젊은 투수는 실패를 먹고 큰다. 지금의 시련은 성장에 좋은 지양분이 된다. 당장이 문제다. LG의 목표는 ‘리빌딩’이 아닌 ‘윈나우’다. 우승후보에게 9회는 선수를 키우는 ‘학교’가 아니라 생사가 걸린 ‘전쟁터’다. 성장을 기다리는 동안 순위표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 거론되는 이름이 있다. 현재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고우석이다. 고우석은 유영찬 이전 LG의 부동의 마무리였다. 지금은 미국 무대에 도전 중이지만, KBO리그로 돌아온다면 LG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그전까지는 ‘돌아오면 땡큐지만, 안돌아와도 인정’이라는게 구단 입장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고우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차명석 단장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고우석이 속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측에 계약 상황을 문의했다. 빅리그 도전의지가 강한 고우석이 시즌 중 짐을 싸 한국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그렇다 하더라도 고우석이 간절할 정도로 LG가 지금 느끼는 위기감은 그만큼 크다.

LG의 과제는 명확하다. 유영찬을 대신할 확실한 9회의 주인을 찾아야 한다. 임시 마무리 체제를 길게 끌 수 없다. 지난 28, 29일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우강훈 등 젊은 필승조의 부담을 다른 투수들과 나누는 방안도 세워야 한다. 지금처럼 매 경기 후반이 불안하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

LG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선발진과 타선의 힘은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야구는 마지막에 이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틀 연속 끝내기 역전패는 그냥 악몽이 아니다. LG가 ‘왕조 구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뒷문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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