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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에 거주하는 이들 부부는 지난해 첫 아이를 얻었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경제적 상황이 어렵고 육아 스트레스가 겹치자 아동학대로 표출된 것이다.
A씨는 지난해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생후 1개월도 채 안 된 C군을 상습 학대했다. C군이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긁는다며 양팔과 상반신을 복대로 팔의 핏줄의 터질 만큼 세게 묶었다.
그는 아내와 말다툼 하다 화가 나면 아이를 바닥에 있던 매트리스로 내동댕이쳤다. 아이 머리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는가 하면 침대에 소변을 봤다는 이유로 정수리에서 피가 날 때까지 이로 깨물었다. C군은 결국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 등 상해를 입었다.
A씨가 이러한 폭행을 가할 동안 아내 B씨는 말리지 않고 방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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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C군을 적극적으로 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데다 가족들 사이의 유대관계, B씨의 어머니가 피고인들과 함께 피해자를 양육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는 점” 등을 양형 이유로 밝혔다.
그러면서 ▲B씨 어머니가 공판기일에 C군과 법정에 출석했을 당시 육안으로 관찰했을 때 특이사항이 관찰되지 않은 점 ▲A씨가 잠시 C군을 안았는데 특별히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검사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성행 개선을 다짐하고 있는 데다 부부가 공동으로 C군을 양육해야 할 현실적인 필요가 있다고 보이는 상황”이라며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사회 내에서 자녀를 올바르게 보호·양육하면서 건전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부여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