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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축' 노렸던 티메파크 사실상 해체…구영배도 독자 사업 움직임

한전진 기자I 2025.04.09 17:41:16

''생존'' 놓고 저마다 각자도생
티몬, 오아시스가 눈독…이달 인수 가능성↑
위메프, BBQ "인수 타진…초기 검토 단계"
인터파크커머스는 사명 변경 이후 새출발
구영배 큐텐 대표 역직구 독자 사업 움직임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한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제3축’을 자처했던 큐텐 계열사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연합이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저마다 각자도생 움직임이 한창이다.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 후 동반 매각 등 함께 돌파구를 마련하는 듯했지만 결국 각자 독립 행보로 살길 마련에 나선 셈이다. 구영배 큐텐 대표도 독자 사업에 돌입해 재기를 모색 중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특경법상 사기, 횡령, 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9일 업계에 따르면, 티메파크 연합은 사실상 해체됐고 각 플랫폼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적·정보 교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앞서 구 대표는 2022년 9월 티몬을 인수하며 광폭 M&A(인수합병)를 시작했다. 이듬해 3월 인터파크커머스를, 4월 위메프를 각각 인수했다. 티메파크로 불리며 몸집을 키웠지만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이젠 모두 법정관리 상태다.

각 플랫폼은 이제 생존이라는 현실적인 선택 앞에 놓였다. 티몬은 오아시스로의 인수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오아시스는 이르면 이달 티몬 공식 인수 절차에 돌입한다.

티몬 매각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 후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이다. 인수의향서(LOI) 제출은 지난 21일까지였고 공식 인수 제안서는 이날까지다. 현재 공개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오아시스 뿐이다. 경쟁사가 등장해도 오아시스는 티몬 우선매수권까지 가지고 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추가 입찰자가 없으면 최종 인수자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티메프 매각 주간사 EY한영의 실사 조사에 따르면 티몬은 청산가치 136억원과 계속기업가치 -929억원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가로 15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한다. 티몬 인수를 통해 판매자(셀러) 확보 등 몸집을 불려 IPO(기업공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도 사명을 변경하며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이달부터 종합몰인 인터파크 쇼핑은 바이즐로, 온라인 서점인 인터파크 도서는 바이즐북스로 각각 바뀌었다.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다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달 6000여개 해외 유명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품을 선보인다. 인터파크커머스 관계자는 “새 이름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위메프도 최근 BBQ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앞으로 최종 인수가 확정되면 플랫폼 활용 방안과 가격 조건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BBQ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재무제표 등 초기 단계에서의 검토”라고 밝혔다. EY한영에 따르면 위메프의 청산가치는 134억원, 계속기업가치는 -2234억원이다. 총부채가 4462억원으로 1조원이 넘는 티몬보다는 부담이 적은 매물로 평가받는다.

구 대표도 최근 국내에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에 위치한 위시코리아 사무실으로 출근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위시는 구 대표가 지난해 2월 인수한 글로벌 쇼핑 플랫폼이다. 그는 위시코리아 플랫폼을 통해 국내 상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역직구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관련 사업 내용을 소개하며 MD(상품기획자) 채용 공고문도 게시했다.

결국 구 대표의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 구상은 물거품이 되는 모양새다. 이는 구 대표가 지난해 사업 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자구안으로 티메프를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가 각자 도생에 나서면서 의미는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현재 구 대표 등 큐텐 주요 경영진은 정산금 미지급 사태와 관련 지난 8일 법원에 출석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미정산 사태 이후 업체별로 독자 생존에 나서면서 그룹 해체 수순으로 가는 분위기”라며 “사실상 티메파크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할 수 없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이어 “남은 것은 개별 플랫폼의 회생 전략과 인수 주체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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