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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실리카의 핵' 고려아연…美정부 안보자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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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I 2025.12.15 17:58:51

미국과 손잡고 현지 제련소 설립 추진
미 첨단소재 공급망 거점 역할 전망
증자시 지분 10% 美확보…기술유출 우려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 고려아연이 미국에 10조9000억원 규모의 전략광물 제련소 구축에 나섰다. 대중(對中) 연합전선 구축을 위한 미국의 ‘제련 동맹’ 일환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중국이 장악한 상황에서 붕괴된 미국의 제련 생태계를 대체하고, 반도체·방산 등 미 첨단산업 소재의 공급망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선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막기 위한 묘수를 뒀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고려아연을 안보자산으로 인식하면 경영권 분쟁도 자연스레 고려아연 측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고려아연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미국 전략광물 공급망 참여와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10조9000억원 규모의 현지 제련소를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정부 및 미국 내 전략투자가가 출자한 합작법인(Crucible JV LLC) 투자 규모의 약 30% 비중인 2조8500억(19억4000만 달러)을, 나머지 8조840억원(54억9000만 달러)는 미국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 및 상무부 보조금 등을 통해 조달한다. 이후 고려아연이 합작법인에 2조8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미국 측이 고려아연 10%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합력은 미·중 안보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는 상황에서 전략광물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반도체, 방산, 우주항공 등 첨단 핵심산업은 중국이 글로벌시장을 장악한 희토류 공급이 필수인데, 이를 세계 습식 제련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이 대체하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8월 한미 경제사절단으로 미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할 당시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탈중국 핵심광물로 꼽히는 게르마늄 공급망 협력 업무협약(MOU)를 맺기도 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MBK·영풍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는 고려아연이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이후 미국 측이 지분을 확보할 경우 이미 국가핵심기술 2건을 보유한 고려아연이 핵심기술이 유출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승인할지도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25일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왼쪽부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사진=고려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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