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올여름 유난히 길었던 무더위 탓에 한동안 야외활동을 줄이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날씨가 시원해졌으니 다시 걸어볼까”라며 오랜만에 산책을 나섰다가 허리가 뻐근하거나 다리가 당기고 저리는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평소 건강을 위해 매일 걷기 운동을 해왔던 윤 씨(67세, 남)는 한동안 이어진 무더위로 외출을 줄이면서 운동을 쉬었다가 최근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지자 예전처럼 30분씩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허리와 엉덩이가 뻐근해지고 다리까지 저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운동한 탓이라고 생각했지만, 걷다 보면 다리가 저리고 아파 자꾸 쉬어야 하는 일이 반복됐다.
이처럼 운동을 쉬다가 다시 시작한 뒤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생겼다면 통증의 양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일정 거리를 걸으면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고 아파서 멈춰 쉬어야 하며,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증상이 완화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척추 주변의 뼈와 관절, 인대 등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의 저림, 통증을 유발하며, 특히 걸을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쉬면 호전되는 신경인성 파행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척추관협착증이 의심된다고 운동을 무조건 중단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운동은 근력과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일상생활을 돕는 보존적 치료의 한 방법이다. 다만 오랜 기간 운동을 쉬었다면 처음부터 예전 운동량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짧은 시간, 가벼운 강도에서 시작해 몸 상태에 따라 서서히 늘려야 한다.
걷기 운동을 할 때도 무리해서 한 번에 오래 걷기보다 짧게 걷고 쉬는 방법으로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 걷는 중 다리 통증이나 저림이 심해진다면 이를 참고 계속하기보다는 휴식을 취하고 증상의 양상을 살펴야 한다. 걷기 외에도 개인의 상태에 따라 허리와 복부, 엉덩이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신경 압박 상태, 보행 능력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와 운동요법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보행 장애가 심해지고, 감각 및 근력 저하 또는 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를 넓혀주는 감압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것은 통증이 두려워 움직임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걷기를 피하게 되는데, 활동량이 지나치게 줄면 근력과 보행능력이 떨어져 다시 움직임이 제한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더위가 지나고 다시 운동하기 좋은 시기인 만큼, 건강을 되찾겠다는 마음에 갑자기 운동량을 늘리기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조금씩 활동량을 회복해야 한다. 오랜만의 운동 후 나타난 허리 통증보다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걷다가 다리가 아파 쉬어야 하는 증상’이다. 반복되는 다리 통증과 저림이 있다면 운동을 중단하기보다 그 원인부터 확인하는 것이 건강한 척추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