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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자유한국당·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초 예정됐던 여야정협의체 TF 회의 시간인 이날 오후 3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인사로 국회 예산심사는 사실상 무력화됐으며 국회 인사청문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며 “정부와 여당의 깊이 있는 반성과 책임 있는 조치 전까지 협상 참여를 보류한다”고 했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달 23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만2세 손자의 2000만원대 예금과 관련, “차비 같은 걸 준 것을 모은 게 아닌가 한다”라고 해명하는 등 자질 논란이 일었고 결국 청문보고서 채택도 불발된 바 있다.
윤 원내수석은 “야당의 정중한 요청에도 문 대통령이 행한 이번 인사는 협치를 강조하는 말씀과는 반대되는 조치로밖에 볼 수 없다”고 날을 세웠고, 유 원내수석 역시 “여야정협의체가 소통과 협치의 자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인사도 문제 삼았다. 윤 원내수석은 “야당 원내대표들은 문 대통령에게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경제정책으로의 방향 조정과 경제사령탑 인사에 대한 고언을 정중하게 드렸다”며 “이런 정중한 고언에도 김 실장을 임명하고 홍 후보자를 내정했다”고 꼬집었다.
야당은 무(無)쟁점 법안까지 발목을 잡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윤창호법(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처리와 탄력근무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원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쟁점 없는 법안들은 굳이 야당이 발목 잡을 생각은 없다”면서도 “여야 간에 타협이 필요한 법안에 대해서는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고는 논의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법안 처리가 늦어질 수도 있다”며 “정부와 여당에서 이 분위기를 좀 바꿔주는 것이 여야정협의체에서 논의된 법안을 처리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회동 일방 파기에 강력 반발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여야가 논의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많고 3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이 정기국회 동안 긴밀하고 활발하게 협의를 해서 원만하게 (타협에) 이른 과제를 처리하기로 했었다”며 “첫날부터 (협상) 테이블이 가동 안 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서영교 원내수석 역시 “지나간 일과 진행된 일을 잡으려고 한다”며 “그것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