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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유재고 710만배럴 늘었다…이틀 뛰던 유가 하락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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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9.16 15: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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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160만배럴 감소 예상했지만 정반대…휘발유·경유 재고도 증가
브렌트유 0.67% 내린 108.02달러…WTI 104.73달러
사우디 얀부항 선적 중단·호르무즈 통항 급감에 낙폭 제한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미국의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과 달리 700만배럴 넘게 급증하면서 국제유가가 이틀간의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송유관 가동 중단과 홍해 연안 얀부항의 원유 선적 차질이 이어지면서 유가 하락 폭은 제한됐다.

영국 맨체스터의 한 주유소 앞마당에 있는 연료 펌프 노즐. (사진=로이터)
영국 맨체스터의 한 주유소 앞마당에 있는 연료 펌프 노즐. (사진=로이터)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0분(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11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73센트(0.67%) 내린 배럴당 108.02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0달러(1.04%) 떨어진 배럴당 104.73달러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이틀간 이어졌던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인 것은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 밖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석유협회(API) 자료를 인용한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1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 원유 재고는 710만배럴 증가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은 약 160만배럴 감소였다. 실제 재고가 예상과 반대로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휘발유와 경유를 포함한 증류유 재고도 시장 예상과 달리 증가했다.

하이퉁선물은 미국의 원유와 휘발유, 경유 재고 증가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지역적인 재고 증가가 세계 원유 시장의 공급 부족 상황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중동의 공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유가는 미국 재고 증가에도 배럴당 100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프리얀카 사치데바 필립노바 시장분석 책임자는 “더 큰 우려는 사우디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이후 발생한 동서 송유관과 얀부 수출 시설의 차질”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 11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동서 송유관을 공격한 뒤 송유관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홍해 연안 얀부항의 원유 선적도 멈췄다.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에서 홍해 연안까지 이어지는 핵심 수송로다. 하루 약 400만배럴을 운송할 수 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에 해당하는 규모다.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어 중동 지역의 주요 우회 수송로 역할을 해왔다.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브렌트유와 WTI는 전날 각각 3달러 넘게 상승해 지난 5월19일 이후 최고 수준으로 마감했다. 유럽 경유 선물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의 원유와 석유제품 수송 차질로 연료 시장의 공급 부족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얀부항 선적 중단에 대응해 다른 수출 경로도 찾고 있다. 사우디는 아시아 정유업체에 오만 소하르항 앞바다에서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원유 공급을 늘리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운항도 여전히 평소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예비 해운 자료에 따르면 15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된 선박은 4척으로 전날 7척보다 줄었다. 최근 10일 평균인 18척에도 크게 못 미쳤다.

호르무즈해협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던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 공격이 거세지면서 선박 운항이 크게 위축됐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는 단기적으로 유가를 끌어내렸지만 시장의 관심은 중동의 실제 공급 차질에 쏠려 있다. 사우디 동서 송유관과 얀부항의 정상화 시점이 불확실하고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운항도 줄어든 상태여서 공급 불안이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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