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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전쟁권한 결의안 또 부결…60일 시한이 트럼프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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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4.23 11:30:08

민주당 주도 결의안 5번째 부결…46대 51
전쟁권한법 60일 시한 오는 5월 1일 만료
머코스키 등 공화당 일부, 수권결의 추진 시사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권한을 제한하려는 결의안을 또다시 부결시켰다.

다만 전쟁 개시 60일째를 규정한 법적 시한이 다가오면서 의회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지금껏 트럼프의 군사작전을 사실상 묵인해온 공화당이, 60일 이후에는 의회 승인 없는 작전 지속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달기 시작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에 백지수표가 아닌 기한부 위임을 했다는 인식이 공화당 내에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이란 전쟁권한 결의안 표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공화·메인)이 상원 지하통로를 지나고 있다. 상원은 이날 민주당이 주도한 이란 전쟁권한 결의안을 부결시켰으며, 해당 결의안은 다섯 번째로 부결됐다. (사진=AFP)
미 상원은 22일(현지시간) 민주당 태미 볼드윈 의원이 발의한 전쟁권한 제한 결의안을 46대 51로 부결시켰다. 올 들어 다섯 번째 부결이다. 공화당에서는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만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 존 페터먼(펜실베이니아) 의원은 반대에 가담했다.

민주당은 매주 전쟁권한 관련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분간 매주 표결을 요구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공화당이 매번 트럼프 편을 들도록 압박하는 정치적 전략이다.

핵심은 ‘5월 1일 시한’

이번 논쟁의 핵심은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War Powers Resolution)이다. 이 법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군사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을 60일로 제한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이란 공습을 시작한 뒤 3월 2일 의회에 공식 통보했고, 60일 시한은 오는 5월 1일로 만료된다.

시한이 지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는 3가지로 좁혀진다. 첫째는 의회의 무력사용 수권결의(AUMF) 획득, 둘째는 군사작전 축소 및 철군, 셋째는 대통령이 서면 인증을 통해 30일 연장을 선언하는 방법이다. 다만 30일 연장은 병력의 안전한 철수를 위한 것으로, 공세적 작전을 지속하는 근거는 될 수 없다.

공화당 내에서도 이 시한을 정치적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존 커티스(공화·유타) 상원의원은 이달 초 기고문에서 “의회 승인 없이 60일을 넘긴 군사작전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원 외교위원장인 브라이언 매스트(공화·플로리다) 의원도 “60일 시한(5월 1일) 이후 표결이 열린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사 머코스키(공화·알래스카) 상원의원은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이란에 대한 무력사용 수권결의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머코스키의 수권결의안은 작전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계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다만 작전의 목표·범위·기간을 의회가 명시적으로 규정해, 트럼프 행정부가 무한정 전쟁을 이어갈 수 없도록 제한을 다는 방식이다.

다만 존 툰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수권 표결이 가까운 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트럼프, 시한 무시할 수도

역대 행정부는 전쟁권한법 자체가 위헌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1년 리비아 군사작전에서 60일 시한을 넘기며 “지상군이 없는 작전에는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유사한 논리로 시한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경우 정치적 부담은 커진다.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60일 시한을 법적으로 중요한 기준으로 공언한 바 있다”며 “60일이 지난 뒤에도 공화당이 눈을 감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파키스탄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란과의 휴전을 무기한 연장했다. 이란 대표단이 협상안을 마련할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군의 군사적 봉쇄는 유지한다고 선언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요충지로, 봉쇄가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만큼, 협상 타결 여부와 해협 재개방 시점이 에너지 수입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으로의 핵심 변수는 오는 5월 1일 시한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의회 수권을 구할지, 30일 연장 카드를 쓸지, 아니면 법적 시한 자체를 무시할지에 따라 미국 내 정치 구도와 이란 협상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건물에 그려진 반미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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