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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긴축은 계속…원화 강세, 양극화 완화에도 도움"[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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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배 기자I 2026.10.22 13: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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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은 호미질의 결실…선제 인상으로 정책 여력 확보"
올해·내년 성장률 전망 상당 폭 상향 예고
원화 10% 강세 땐 저소득층 구매력 0.4% 이상 개선
"물가, 2028년엔 목표 수준 가까이 갈 것"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가 지난 8월 전망보다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가 저소득층의 구매력을 높여 양극화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원화 가치가 10% 오르면 소득 하위 20% 가계의 구매력이 0.4% 이상 개선된다는 것이다.

신 총재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인상한 뒤 처음으로 금리를 유지한 것으로, 금통위원 전원일치 결정이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총재 기자간담회. (사진=한국은행)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총재 기자간담회. (사진=한국은행)
신 총재는 이번 동결을 “호미질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7월과 8월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덕분에 시장 상황에 쫓기지 않고 국내 경제 여건에 맞춰 정책을 운용할 여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다만 성장과 물가의 상방 위험은 오히려 커졌다. 신 총재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지난 8월 전망치를 상당 폭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당시 올해 성장률을 3.3%, 내년은 2.9%로 전망했다.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도 기존 전망치인 2.5%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28년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에 가까워질 것으로 봤다.

신 총재는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앞으로 나오는 경제지표를 확인하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신 총재와의 일문일답.

-이번 만장일치 동결이 다음 달 추가 인상을 위한 속도 조절이라는 해석에 동의하나.

△7월과 8월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정책 여력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시장 상황에 쫓기지 않고 국내 경제 여건에 맞게 정책을 펼 수 있는 운신의 폭을 얻었다. 9월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한국 금융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택 가격과 금융취약성지수의 상승 속도도 완화됐다. 8월 회의 때 ‘가래로 막아야 할 것을 호미로 막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번 동결은 호미질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성장과 물가 측면에서는 오히려 8월보다 (긴축 필요성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 향후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

-선제 인상으로 시간을 벌었다는 의미인가. 근원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나.

△선제 인상으로 국내 경제 여건에 맞게 정책을 운용할 여력을 확보했다. 환율이 하향 안정되면서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고 가계 구매력을 개선하는 효과도 얻었다. 환율이 10% 강세를 보일 경우 소득 1분위 가계의 구매력이 0.4% 이상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소득층보다 효과가 훨씬 크다. 원화 강세가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 금융안정에도 도움이 됐다. 근원물가는 최근 외부 충격이 빠르게 발생하면서 이전 충격과 새로운 충격의 효과가 겹쳐 있다. 여기에 소득 여건 개선에 따른 수요 측 압력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이런 가격 전이 과정과 소득 여건 개선에 따른 수요 측 압력을 구분하기 어렵지만, 두 요인이 모두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여력이 있다고 보나.

△초여름의 높은 환율은 상당히 비정상적인 측면이 있었다. 이후 빠른 환율 하락은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환율에서는 수준이나 변동성뿐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원·달러 환율만이 아니라 실효 환율을 봐야 한다. BIS 실효환율 지수는 장기 평균이 약 101인데 8월 말 기준 약 89였다. 원화가 과거 평균보다 상당 폭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다만 반드시 과거 평균까지 돌아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환율은 단순한 가격변수를 넘어 그 경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중요한 변수다.

-AI 투자 확대가 중립금리를 끌어올리고 고금리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나.

△지금 시장에서는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AI와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장기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국채와 기업이 장기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5.4%를 넘었고 투자적격등급 장기 회사채 금리도 6~7% 수준이다. 그런데 신용 스프레드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단순한 위험회피보다 투자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큰 거품이 아닌 이상 투자가 확대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장기 성장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경로에 상당히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성장률이 높아지면 균형금리도 함께 올라간다. 다만 아직 확답할 수는 없고 계속 지켜봐야 한다.

-정부의 확장 재정과 한은의 긴축 통화 정책이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닌가.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면 반드시 엇박자라고 볼 수 없다. 물론 단기적으로 총수요를 확대해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다. 내년 예산에는 투자뿐 아니라 이전지출 항목도 상당히 있다. 이전지출은 재정승수가 약 0.2로 높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예산이 GDP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약 0.5%포인트,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약 0.06%포인트로 추정한다. 다만 재정승수가 낮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일시적인 재원으로 지속적인 지출을 늘리면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근 증시 급락이 소비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보나.

△반도체 주가보다 반도체 가격 자체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반도체 가격은 지금도 견조하게 상승하고 있어 수출과 성장에 관한 기존 판단은 유효하다. 다만 주가 조정이 실물경제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과거 데이터로 추정한 자산효과가 있는데 최근에는 개인투자자가 훨씬 많아졌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식 거래량이 줄면 금융 서비스 소비도 감소한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소비가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다만 수출과 투자 확대에 따른 소득 개선으로 소비의 완만한 회복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석유 최고가격제를 장기간 유지할 경우 부작용은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전이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지금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억제하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오래 지속될수록 가격 구조에 왜곡이 생긴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야 하는데 그런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재정 문제도 발생한다. IMF에서도 에너지 가격 지원이나 가격 통제가 오래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부도 출구 전략을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24시간 외환거래 시행 이후 역외 NDF 의존도가 낮아졌나.

△아직 초기 단계여서 성과를 충분히 평가하기는 이르다. 다만 24시간 거래 시행 이후 NDF 거래에 비해 현물환 거래가 조금 증가하는 조짐이 있다. 다만 증가 폭이 아직 크지 않고 야간 거래 규모도 주간에 비해 작다. 내년 1월 한국은행 원화 국제결제망이 정식 가동되고 외국계 은행들이 등록외국기관(RFI)으로 지정돼 결제망에 연결되면 효과가 상당히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원화 국제화는 단순히 환율 변동성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통화제도 자체의 신뢰를 높이는 과정이다.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한국의 통화정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달러가 가장 중요한 국제통화이기 때문에 미국의 통화정책은 전 세계 금융 여건과 금융자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지만 7월과 8월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덕분에 연준의 결정이나 시장 상황에 쫓기지 않고 국내 상황에 맞게 정책을 운용할 여유를 확보했다. 앞으로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다.

-내년 근원물가가 2.5%를 웃돌면 긴축 기간이 길어지거나 최종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나.

△8월에는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을 2.5%로 전망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 수치가 조금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는 예상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물가 목표가 2%라고 해서 반드시 내년에 달성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성장 등 다른 경제 여건을 감안해 정책 시계 안에 달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보다 조금 높겠지만 내후년 정도에는 목표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채금리에는 통화정책뿐 아니라 재정건전성, 글로벌 유동성, 위험회피 심리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적으로 장기금리가 많이 올랐지만 한국은 재정건전성이 상당히 양호하다. 특히 10년 이상 장기 국채금리는 통화정책보다 시장 상황이나 글로벌 유동성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내년 근원물가가 기존 전망치보다 높아진다고 해도 국채금리에 시사하는 바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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