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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교수 "수사·기소 분리 원칙 교조적 적용, 형사절차 마비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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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기자I 2026.04.08 14:27:13

검찰개혁추진단·경실련 형사사법체계 정착 방안 토론회
"검사 보완수사권 명문화·공소청법 개정 반드시 이뤄져야"
"보완수사요구 한계…형사 처리 지연·피해자 권익 침해 불가피"
"특사경 2만여명, 수사 비전문가…檢수사지휘권 폐지시 사건 암장 우려"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공소청법 시행을 앞두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명시적으로 공소청법 또는 형사소송법에 규정하고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 수사·기소 분리를 교조적 원칙으로 삼아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박탈하는 방식은 형사사건 처리 지연과 실체적 진실 추구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박용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8일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 조영래홀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8일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 조영래홀에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안정적 정착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자리에서 발제자로 나선 박용철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공소청법이 검사의 직무에서 수사권을 삭제함으로써 이른바 ‘검수완박’을 완성한 결과 검사가 보완수사권은 물론 보완수사요구권의 법적 근거마저 잃게 됐다고 지적하며 시행 전 공소청법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입법 상황을 “수사와 기소 분리를 ‘원칙’이라는 이름으로 답을 정해 놓고 답에 맞는 문제지 내용을 서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사가 기소권만 갖고 막강한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경찰을 견제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은 형사절차의 진행에 따른 기능적 선택이자 구분이지 그 자체가 상호 기관을 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수사·기소 분리의 핵심 논거로 제시되는 ‘확증편향’ 문제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검사로부터 수사권을 박탈하고 공소청 검사의 직무에서 수사를 삭제한 결과 검사는 사건에 대해 능동적인 판단 주체가 아닌 수동적인 주체가 될 수밖에 없는데 판단 주체를 수동적으로 만드는 것이 반드시 확증편향을 제거할 수 있는 객관성과 중립성을 담보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에게 수사권을 전담하도록 하기만 하면 수사권 남용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 없는 신념 내지 희망의 표현”이라고도 꼬집었다.

특검의 경우 수많은 검사를 파견받아 수사를 지휘하게 하고 공소제기 및 유지까지 담당하게 하는 현실을 두고도 “이는 단순히 검사의 수사 노하우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법리 다툼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복잡한 수사의 경우 법률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검사가 반드시 수사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완수사권 인정의 필요성과 관련해 박 교수는 구체적 사례를 들어 보완수사요구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 실무에서 다수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고소인이 경찰 단계에서 누락한 서류를 검사에게 직접 제출하기를 원하는 경우 △소송조건에 관한 증거로서 피해자의 고소취소 및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접수하는 경우 △기소유예 여부 판단을 위해 피의자의 정상참작 자료를 징구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경우에 사건 보완을 금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구체적 실익이 딱히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보완수사는 예외적으로만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한다며 모두 보완수사요구를 하라고 한다면 형사절차가 지연을 넘어 마비에 이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8일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 조영래홀에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안정적 정착 방안 토론회'에서 박용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보완수사권의 범위와 방식에 대해서는 나열식 열거 규정보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96조 제2항에 규정된 ‘송치된 해당 사건과의 동일성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 또는 ‘송치된 해당 사건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로 한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아울러 검사가 이 범위를 벗어나는 수사를 할 경우 해당 보완수사로 기소된 범죄에 대해 공소기각을 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대법원이 지난해 9월 수사개시 제한 규정을 위반해 수사권 행사가 불가능한 범죄에 관해 수사를 개시한 후 이어진 공소제기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의 공소기각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사례를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보완수사 방법의 임의수사 제한론에 대해서도 비판적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임의수사와 강제수사는 피의자신문이나 임의제출물의 압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도양단할 수 없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피의자 입장에서 임의수사로 침해될 수 있는 법익이 더욱 많을 수 있다”며 임의수사의 경우에만 보완수사를 허용하자는 주장도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운용돼 온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 문제도 짚었다. 박 교수는 “수사기관이 보완수사요구를 거부하거나 무기한 지연시키더라도 이를 실질적으로 강제할 수단이 부족하다”며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에서 규정한 ‘정당한 이유’의 개념이 모호해 실무에서는 사문화된 규정이나 다름없고 악화된 검경 간 ‘핑퐁 문제’로 보완수사요구제도의 한계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검사의 보완수사를 원칙으로 하되 보완수사요구 역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 문제도 강하게 비판했다. 공소청법은 종전 검찰청법에서 인정하던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 조항을 삭제하고 이를 ‘범죄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와의 협의·지원’으로 대체했다. 박 교수는 “특사경은 개별 직역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나 수사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에 불과하다”며 “수사 과정의 적법성과 효율성 담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충분한 증거 수집,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검사의 특사경 수사지휘권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현재 2025년 기준 35개 중앙행정기관, 17개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약 2만1263명의 행정공무원이 특사경으로 지명돼 활동 중이며, 총 7만2835건을 수사한 가운데 기소로 이어진 사건은 45%인 3만2765건에 그쳤다.

박 교수는 특사경 수사 사건의 경우 직무 수행 중 인지한 사건이 대부분이어서 고소·고발인의 이의 제기를 통한 통제를 기대하기 어렵고, 잦은 인사이동과 수사 전문성 미비 등으로 사건이 암장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2025~2026년에 걸친 형사사법제도 개편은 1954년 제정 형사소송법 이후 70여 년간 진화하고 발전돼 온 틀과 역사를 완전히 부정하고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며 “제도의 신중한 변경은 단순히 논의 시간의 경과가 필요하다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가진 실무가와 학자들로부터 개정으로 예상되는 각종 문제점을 검토해 이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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