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스위크 등 해외 언론의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 미인 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참가한 올가 바실리우(우크라이나 대표)와 에카테리나 아스타셴코바(러시아 대표)는 같은 호텔 방을 배정받았다.
지난 3일 주최 측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두 사람을 룸메이트로 선정하고, 이에 따라 대회가 열리는 수 주의 기간 동안 같은 방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게시물 말미엔 “이번 대회의 캠페인은 ‘전쟁과 폭력을 중지하라’이다”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을 화해로 포장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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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SNS에 “내가 테러리스트, 무법지대, 전제주의 국가이자 세상에서 가장 역겨운 곳에서 온 경쟁자와 함께 지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화가 났고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 평화와 우정을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내 형제자매를 고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 단어들을 들먹이고 싶지는 않다”며 “주최 측은 (참가자의) 이런 감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입장문을 올린 다음 날에 올가는 새로운 방을 배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러시아 대표 에카테리나 또한 “나 역시 가족들이 우크라이나 출신이고 가족 중 나만 러시아에서 태어났다”며 “내가 대회에서 내는 목소리가 충분히 전해졌으면 좋겠다. 우정과 사랑, 세계 평화를 방해하는 어떤 방식의 증오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3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은 평화와 비폭력을 주제로 한 국제 미인대회로, 올해는 10월 3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린다.
70개 이상의 국가에서 열린 대회 우승자들을 한자리에 모은 뒤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