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최근 공개한 ‘2024 의료서비스경험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원하는 날짜에 입원이 안 돼 대기하는 기간이 평균 17.5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8.5일보다 약 9일 이상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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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입원을 위해 30일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급증했다. 2019년에는 응답자의 9.5%만이 내가 원하는 일자에 입원하지 못해 30일 이상 기다렸지만 2024년에는 69.2%까지 치솟았다. 일주일 내로 입원할 수 있었던 경우는 2019년 49.6%에서 2024년 20% 내외로 급감했다.
외래서비스 예약 진료 대기 기간 또한 예전보다 좀 더 늘어났다.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2019년에는 평균 9.5일을 기다렸지만 2024년에는 평균 11.4일을 기다렸다. 통상 외래 대기기간이 30일 이상인 환자는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2019년에는 6.5%만이 30일 이상 기다린 데 반해 2024년에는 19.8%로 비율이 증가했다.
의료계는 이처럼 외래 진료와 입원 대기 기간이 늘어나는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에 이은 전공의 사직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 의료서비스경험조사의 조사 기간은 2024년 7월 22일~9월 27일이다. 당시 전공의가 대거 사직한 이후 상급종합병원의 인력난이 굳어진 시점이기도 하다.
다만 의정갈등과 사직 전공의 때문만으로 치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서비스경험조사는 응답자 개인의 주관적인 답변에 의존하기 때문에 오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데이터 등 추가적인 자료를 종합해 체계적인 진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정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응답자가 어떤 진료서비스를 받으려고 기다렸는지도 봐야 하는 등 좀 더 세밀한 자료가 추가돼야 판단할 수 있다”면서 “의료 이용량 등을 종합해 정말로 의정갈등과 사직 전공의가 의료서비스 대기기간을 늘렸는지 면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