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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에 체포되기 직전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을 남기고 한남동 관저를 떠났다. 체포 직후 공개된 영상에서도 윤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고 수사기관을 공격했다.
이날 윤 대통령 측은 윤 대통령이 연초 쓴 글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 글에서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입법·탄핵 공세가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며 비상계엄 선포 요건에 해당한다고 강변했다. 이 글에서 윤 대통령은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가짜 투표지’ 등 부정선거론까지 제기했다. 체포영장을 받아들이긴 했으나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이 같은 주장을 근거로 여론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에 대통령실은 황망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최근 대통령실은 야당의 의혹 제기에 무고죄 고발로 응수하는 등 윤 대통령의 여론전을 적극적으로 거들어 왔다. 또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전날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제3의 장소에서의 조사 등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윤 대통령이 체포되면서 이런 노력은 무위에 그치게 됐다.
정 실장 등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은 이날 국회 내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불참하고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 청사에서 체포 상황을 지켜봤다. 윤 대통령 체포 후엔 정 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체포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흔들림 없이 각자 자리에서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與 “이재명, 속 시원하냐” 野 “尹, 무법천지 만든 범죄자”
여야는 이날도 윤 대통령 체포를 두고 날선 말을 주고 받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체포에 대해 “국격이 무너졌다”며 “오동운 공수처장·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박찬대 (더불어민주당)원내대표에 이제 속이 시원한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오늘 새벽부터 이루어진 공수처와 경찰의 행태는 불법의 연속이었다”며 “법과 원칙, 절차적 공정성을 무시하면서까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공수처의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칼춤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께서 충격과 분노, 참담함을 금하지 못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오동운 공수처장 등을 직권남용과 불법 체포·감금 등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를 주장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은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물론 공권력과 법 집행을 무력으로 방해해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든 범죄자”라고 비판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체포영장 집행으로 고비는 넘었지만 구속영장과 함께 구속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야당은 16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을 겨냥한 내란·외환특검법 처리를 시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