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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징후를 감지한 것은 지난해 여름이었다. 찻잎이 모자라 매입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혼조 다이스케 이토엔 사장은 “정보 수집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다”며 뒤늦은 대응을 아쉬워했다.
찻잎값이 뛴 배경에는 세계적인 말차 붐이 있다. 일본 산지에서는 음료용 원료인 센차 대신 말차 원료인 덴차로 생산을 바꾸는 흐름이 확산됐다. 농가가 줄어 공급이 가늘어지던 참에 수급 불균형이 더 심해졌다.
지난 회계연도 이토엔 단독 기준으로 원료와 자재값 상승은 이익을 97억엔(약 867억원) 끌어내렸다. 가격 인상 등으로 늘어난 이익 22억엔(약 197억원)으로는 메울 수 없었다. 연결 영업이익은 216억엔(약 1931억원)으로 6% 감소했다. 말차를 수출하고 있지만 사업 규모가 작아 수요 증가의 혜택은 제한적이다.
주가도 부진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의 절반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카콜라’와 녹차 음료 ‘아야타카’를 파는 일본 청량음료 1위 코카콜라보틀러스재팬홀딩스(코카BJH) 주가가 50%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녹차 음료 한 우물만 판 구조가 찻잎값 급등을 그대로 맞게 했다. 이토엔의 원가율은 지난 회계연도 64%로 7년 전보다 12%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코카BJH가 4%포인트 오른 55%에 그친 것과 견주면 원가 부담이 두드러진다.
문제는 오른 원가를 가격에 넘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력 제품인 ‘오이오차’(600㎖)는 최근 4년간 네 차례 가격을 올렸지만, 슈퍼마켓 등의 실제 판매가는 80엔대에서 제자리걸음이다. 권장소비자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 회계연도 음료 매출은 1% 늘었지만 대부분 판매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가격 인상 효과는 보이지 않았다.
녹차 음료 국내 점유율 30%를 넘는 1위 업체인데도 가격 주도권이 없는 탓이다. 일본 음료종합연구소는 “음료업계는 제조사가 많은 반면 거대 소매기업의 가격 협상력이 극도로 강한 것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권장가를 올려도 판촉비나 할인을 요구받아 매장 가격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격 주도권은 코카BJH와 산토리비버리지앤드푸드 등 2강이 쥐고 있다. 이들에게 청량음료 시장의 20%에 불과한 녹차 음료는 우선순위가 높지 않아, 경쟁사의 가격 인상을 곧바로 따라가지도 않는다.
자판기 사업도 부담이 되고 있다. 정가에 팔 수 있어 ‘알짜’로 통했지만 시장 축소와 물류비 상승으로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 자회사 이토엔네오스는 내년 4월 끝나는 회계연도에 27억엔(약 241억원)의 영업적자를 예상한다. 네오스는 지난 5월 본사 자판기 사업을 넘겨받고 직원 약 800명을 파견받아 영업 거점 통폐합에 나섰다. 보유한 자판기 11만대 중 수익이 나지 않는 약 5%를 교체해 2029년 4월 끝나는 회계연도에 흑자 전환을 노린다.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지속적인 이익 성장 시나리오다. 이하라 레이 UBS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토엔은 일본 시장 의존도가 높은 것이 과제”라며 “성장 여지가 있는 해외 사업의 강한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토엔의 해외 매출 비중은 14%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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