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투던 중 “의처증” 남편 살해한 아내, 2심도 중형 구형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의처증이 있던 남편을 다툼 끝에 살해한 50대 여성이 2심에서 중형을 구형받았다.

(사진=이데일리DB)

대전고법 형사3부(재판장 김병식)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7일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원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구형하며 “피해자인 남편 B(54)씨 증거 사진에서 피고인이 B씨 뒤에서 선제공격한 것을 포함해 적어도 4회 이상 공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는 얼떨결에 피해자를 공격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피고인 측 주장과는 배치된다”며 “피고인이 흉기를 들고 있었고 피해자가 스스로 달려들어 복부에 17㎝ 자상을 입은 것이라는 주장이 맞았다면 B씨가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어야 했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충격 방어를 위해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을 것이고 흉기를 손에 들고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위협적으로 다가오자 위협을 느껴 다가오지 말라고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이때 발생한 상흔과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인 복부 자상과는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A씨 측은 전 재산인 과수원을 매각해 공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B씨의 의처증과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었고 사건 당일 B씨가 술에 취해 휴대전화를 던지며 접근하자 이를 피하고자 발생한 우발적 사고였다”며 “사건 경위와 동기, 범행 전후 사정을 보면 상해치사는 인정되나 살인 혐의는 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인죄가 확정된다고 해도 확정적 고의라기보다는 미필적 고의에 대한 범행임이 명확하다”며 “피고인이 자수를 여러 번 했고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형사 공탁을 준비 중인 점 등을 고려해 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내려달라”고 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7일 오후 9시 45분께 충남 예산군에서 남편 B씨와 함께 운영하던 식당에서 다툼하던 중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평소 두 사람은 다툼을 자주 했으며 사건 당일에는 B씨가 A씨의 외도를 의심하며 추궁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가 위협적으로 다가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라 실랑이를 하다 밖을 나가려는 것을 제지당하자 상황을 회피하려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에 대한 2심 선고공판은 내달 11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