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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박스가 꼼지락대는 이 풍경 [e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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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기자I 2026.08.20 1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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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워킹 보데가'(2025)
주변 섬세하게 관찰해 얻은 '사물의 감성'
일상의 물건에 묻어나는 서정 이해하려
즉흥적 리듬, 직관적 색감…힘 뺀 붓질로

노보 ‘워킹 보데가’(2025 사진=메타캘러리 라루나)
노보 ‘워킹 보데가’(2025 사진=메타캘러리 라루나)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달리는 지하철, 아니면 전차 안인가 보다. 서양의 어느 나라가 배경인 듯하고. 한 남자가 가격표가 붙은 물건을 카트에 잔뜩 쌓고 이동하는 중인데. 유심히 들여다보니 칩이나 비스킷 류의 과자박스들이다. 설마 진짜 판매를 하는 스낵바는 아니겠지.

하지만 오래전, 아마도 유년기 언제쯤에 봤던 우리 옛 기차 안의 ‘이동식 매점’을 기억해냈으려나. 카트가 움직이는, 아니 과자박스가 꼼지락대는 이 풍경에 붙인 타이틀이 ‘워킹 보데가’(Walking Bodega·2025)니 말이다.

걸어다니는 잡화점이란 뜻을 가진 이 그림은 작가 노보(44·강정은)의 감성을 고스란히 묻혀 내고 있다. 작가는 주변을 섬세하게 관찰해 얻어낸 바로 그 ‘감성’을 특유의 묘사력으로 독특하게 꺼내놓는 작업을 한다. 그런데 그 감성이 단순치 않다. 작가 자신의 것뿐만 아니라 때론 사물의 것처럼 보이기도 하니까.

다시 말해 일상을 차지한 흔하디 흔한 물건에서 뚝뚝 떨어지는 서정을 놓치지 않고 붓까지 기울여 ‘이해’하려 한다는 얘기다. 일상, 관찰, 배려라고 할까. 작가 작업의 키워드를 꼽자면 말이다. 과자박스의 사정에 더 집중한 ‘워킹 보데가’는 여기에 여행이란 키워드까지 얹어 작가 세상을 확장한 거고.

힘 뺀 붓질이 장기다. 완벽하게 계획된 구도보다 순간 터져나오는 즉흥적인 리듬, 직관적인 색감으로 화면을 꾸린다.

9월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5길 메타갤러리 라루나서 이선주·채혜선과 여는 기획전 ‘여행의 미학’(Art of Travel)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169×100㎝. 메타갤러리 라루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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