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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출범’ ATS 엇갈린 평가…“경쟁체제”vs“초단타 놀이터”

박순엽 기자I 2025.02.20 16:52:25

금감원 등,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 개최
김학수 대표 “거래 시간 늘고 비용 절감…안정성 확신”
개인투자자 사이선 “고빈도 매매 폭증 시세 조종 우려”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실효성 두고도 상반된 의견 나와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다음 달 4일 출범하는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ATS 출범으로 복수 거래소 체제가 되면 투자자 선택의 폭이 확대되고 거래 편의성이 커지리라는 기대에 반해, 고빈도 매매 거래 확산으로 이른바 ‘초단타 놀이터’로 전락하리란 의견이 맞서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등이 20일 ATS 출범 등에 앞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사전 점검하기 위해 개최한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에선 ATS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등장했다. ATS는 한국거래소의 다양한 기능 중 주식의 매매 기능만을 수행하는 주식거래소로, 오는 3월 4일 넥스트레이드가 국내 최초로 출범할 예정이다.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이 열리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시장 일각에서 ATS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듯 △거래 시간·기회 확대 △거래 비용 절감 △매매체결 속도 향상 △중간가 주문 등 주문 유형의 확대 등 복수 거래소 체제의 장점을 부각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거래가 확대돼 전체 유동성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또 “넥스트레이드는 1년에 걸쳐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4개월에 걸친 모의 시장 테스트를 통해 안정성도 점검했다”며 “시장의 가격 제한 규제, 변동 완화 장치 등도 한국거래소와 똑같이 운영하는 만큼 변동성 우려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복수 거래소 환경에 맞춰 ‘최선 조건인 거래소’로 ‘최적 주문’을 판단하는 ‘SOR’(Smart Order Routing)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자 주문을 최선 거래조건으로 집행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SOR 시스템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비용, 체결 가능성을 고려해 최적 거래소에 주문을 배분하게 된다.

백종흠 키움증권 ICT 본부 부장은 “키움증권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SOR 시스템은 고객이 선호하는 판단 기준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운영 시간이 차이가 있는 만큼 장 운영 시간에 대한 SOR 시스템의 판단 기준을 선택할 수 있고, 거래소 분할 옵션 등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이어 열린 토론에선 ATS와 관련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거래 속도 경쟁과 고빈도 단타 매매 폭증으로 외국인과 기관, 증권사 그들만의 리그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고빈도 매매 폭증은 담합에 의한 시세 조종 증가가 우려되므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시장 분할로 인한 차익 거래 기회 증가와 낮은 거래 수수료 등에 따라 고빈도 매매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주식시장에 드디어 경쟁체제가 도입된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라면서도 “넥스트레이드가 거래 목표로 삼는 800개 종목엔 상장지수펀드(ETF)는 포함돼 있지 않은데, 개인 투자자를 포함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ETF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ETF도 거래 종목으로 조속히 편입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선 다음 달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둔 상황에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구축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학계에선 현행법 등을 고려할 시 최선의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 데 반해, 개인투자자들은 이 시스템이 도입되더라도 소규모·미등록 공매도를 잡아내기 어려우리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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