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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가와 유업계는 우유가격 산정에 영향을 주는 원유 수매 가격을 내년부터 ℓ당 49원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5%, 흰 우유 1ℓ 가격은 6.6% 올리기로 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흰 우유 제품 가격을 각각 8%, 9.6%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우윳값 인상은 아이스크림, 치즈 등 각종 유제품 가격은 물론, 커피· 빵 등의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먹기리 뿐 아니다. 택시비, 전기 요금 등 물가 인상을 자극할 만한 요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서울시의 택시 요금이 오른다. 심야 할증 시간이 밤 10시로 2시간 앞당겨지고, 승객이 몰리는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할증률이 40%까지 높아진다. 내년 2월부터는 기본요금 역시 3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이나 오르는데, 기본 거리는 2㎞에서 1.6㎞로 되레 줄어든다.
액화천연가스(LNG), 석탄(유연탄), 석유 등 연료비 상승으로 가스요금, 전기요금, 지역 난방비 등 공공요금도 내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 전기요금 단가를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인 기준 연료비부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종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현재 5%대인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인 2%대로 하락하려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 기록한 뒤 낮아지고 있지만, 올해와 내년 연간 전망치는 5.2%, 3.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7.7%를 기록하며 8개월 만에 7%대로 떨어졌지만, 대외 물가 흐름도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7%대 물가 역시 높은 수준인 데다, 독일은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4%로 통일 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덴마크도 10.1%로 40년래 최고치를 보이는 등 전세계적인 고물가가 지속하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말했듯 ‘인플레이션은 로켓처럼 빠르게 오르고 깃털처럼 천천히 떨어지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해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