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이차전지 소재 정밀 측정 기술 개발

신하영 기자I 2025.01.09 17:14:08

화학공학과 김주민·황종국 교수팀 성과
비 구형 흑연 입자 정밀 측정 가능 기술
“배터리 수율·성능을 향상에 기여” 기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이차전지 소재로 활용되는 비 구형 흑연 입자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복잡한 화학 처리를 거치지 않고도 배터리 수율·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주대 연구팀의 성과가 실린 저명 국제 학술지 ‘Small’ 11월호 표지.(사진=아주대 제공)
아주대는 화학공학과 김주민·황종국 교수팀이 십자 형태의 미세유체 채널을 활용해 흑연 활물질의 형상을 정밀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Small)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김주민·황종국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를, 박지인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를 맡았으며 서울대와 한경대, 미국 조지아공과대학 연구팀도 참여했다.

최근 전기 자동차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에너지 저장 매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확대하고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배터리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게 음극, 양극, 분리막과 전해질로 구성된다. 충전 시 리튬 이온과 전자는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해 에너지를 저장한다. 방전 시에는 리튬 이온과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양극과 음극 제조에 사용되는 활물질의 용량과 특성이 특히 배터리 성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음극활물질로는 흑연(Graphite)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흑연은 단가가 저렴하다는 경제적 이점 외에도 전압이 낮아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인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천연 흑연과 인조 흑연을 혼합하거나, 흑연의 입자 크기와 형상을 최적화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입자 분석 기법으로는 흑연 개개의 입자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주사전자현미경(SEM)과 같이 평평한 시편 위에 샘플을 올려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공같이 둥그런 형태가 아닌 비 구형(非 球形) 입자의 측면을 관찰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비 구형 입자 측정을 위한 새로운 기법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아주대 공동 연구팀은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어온 ‘미세유체소자 기술’을 비 구형 입자의 형상 분석에 적용했다. 점탄성 고분자 수용액을 사용, 점탄성 입자 집속법을 통한 입자 개개의 분석을 실현했다. 또한 채널 내부에서 발현되는 평판 신장 유동장과 압축 유체 흐름을 이용해 비 구형 입자의 측면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흑연 입자의 크기와 형상의 정량적 차이가 배터리 음극 슬러리의 유변학적 물성에도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판상형에 가까운 흑연 활물질일수록 음극 슬러리에서 강한 항복 응력(yield stress)을 보여 슬러리의 분산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김주민 아주대 교수는 “기존 바이오·제약 분야에 주로 사용되던 미세유체 소자 기술을 리튬 이차 배터리 연구에 적용, 흑연 입자의 측면 형상을 성공적으로 측정했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흑연의 전기·화학적 성능 연구와 비교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흑연의 형상 측면이 배터리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며 “리튬 이온 전지에 사용되는 흑연 활물질의 품질 관리를 통해 배터리 대량 생산 과정에서의 결함 발생 빈도를 줄이고, 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궁극적으로는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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