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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니그룹, 美 트러스트은행 인가…달러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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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7.09 13:14:04

소니금융그룹, 미국 통화감독청 조건부 설립 인가 따내
자회사 커넥티아트러스트 이달 중 설립, 자본금 4000만달러
미국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관리사업 상용화 채비 중
모기업 감독은 日금융청…"연준 관여 안 받는 첫 외국계 은행"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일본 소니가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위해 미국에서 내셔널(전국 단위) 트러스트은행 설립 승인을 따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전통 금융권과 소비자 단체들은 “은행과 일반 기업의 경계를 허문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 소니그룹, 美 트러스트은행 인가…달러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소니는 8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미국 내 내셔널 트러스트은행(National Trust Bank) 설립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니금융그룹(Sony Financial Group)의 자회사인 커넥티아 트러스트(Connectia Trust)는 이달 중 설립될 예정이며 초기 자본금은 4000만달러다.

이번 공시는 일본 금융상품거래법에 따른 것이다. 커넥티아의 자본금 4000만달러가 소니금융그룹 자기자본의 10%를 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했다.

소니는 자회사인 커넥티아를 이끌 대표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소니 측은 2027년부터 커넥티아를 본격 출범시킬 계획이다. 소니는 공시에서 “미국에서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관리 사업 상용화를 준비하기 위해 트러스트은행을 설립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떤 스테이블코인 상품을 출시할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할지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OCC는 조너선 굴드 청장 취임 이후 내셔널 트러스트은행 인가 신청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기업들의 신청이 급증했다. 앞서 서클(Circle), 리플(Ripple), 팍소스(Paxos) 등이 지난해 12월 첫 번째 승인 대상에 포함됐으며,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등 대형 금융사들도 신규 사업을 위해 트러스트은행 인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소니의 신청이 지난해 10월 공개됐을 당시 미국 금융권에서는 거센 반발이 나왔다. 은행정책연구소(BPI), 미국독립커뮤니티은행협회(ICBA), 전국지역재투자연합(NCRC) 등이 대표적이다.

NCRC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트러스트은행 인가를 내주는 것은 은행의 법적 정의 자체를 흐리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커넥티아는 은행이라는 명성과 시장 신뢰, 연방 규제기관의 감독이라는 혜택은 누리면서도 그러한 특권을 정당화하는 핵심 의무는 상당 부분 피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대표적으로 일반 은행과 달리 지역사회재투자법(CRA)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ICBA 역시 트러스트은행은 예금보험(FDIC 보험) 가입 의무가 없어, 만약 파산할 경우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ICBA는 지난해 11월 성명에서 “OCC의 검증되지 않은 정리 절차는 커넥티아처럼 보험이 없는 대형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파산할 경우 고객 손실과 시장 전염 위험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했다.

NCRC는 이번 인가가 ‘위험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 단체는 “커넥티아를 승인하면 디지털자산 기업은 동일한 공공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도 연방은행과 비슷한 지위를 누리는 ‘2단계 은행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는 미국 은행 인가 체계의 근간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BPI 역시 이번 신청이 은행업과 일반 상업 활동의 분리 원칙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금융 컨설팅회사 클라로스그룹(Klaros Group)의 수석 디렉터 로만 골드스타인은 소니의 이번 프로젝트를 “첫 번째 상업 대기업 생태계 은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OCC는 은행과 상업의 분리 원칙에 대한 반대 의견을 회피하지 않았다”며 “단지 현행법이 이러한 통합을 허용한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구조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트러스트은행은 OCC가 감독하지만, 모회사인 소니금융그룹은 일본 금융청(FSA)의 감독을 받기 때문이다. 골드스타인은 이를 두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관여하지 않는 외국계 은행”이라고 표현했다.

골드스타인은 이번 승인 과정에서 제기된 또 다른 쟁점도 소개했다. 한 의견 제출자는 미국 법상 내셔널 트러스트은행은 당좌예금이나 수표, 환어음 등을 취급할 수 없으며, 이 조항은 스테이블코인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OCC는 “커넥티아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폐쇄형 결제 시스템(closed-loop payment system)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예금이나 수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골드스타인은 이러한 논리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트러스트은행이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없다면, 결국 이를 발행할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무보험 내셔널은행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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