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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격인상 자제 요청에 따라 앞서 한차례 가격 인상을 미뤘던 주류업계는 지속적인 원가부담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0% 감소했다.하이트진로는 주정 가격이 인상되면서 매분기마다 70억원 내외의 추가 원가 부담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유가격 인상을 이유로 우유·아이스크림 가격이 잇달아 오르기도 했다. 롯데웰푸드는 이달 지난달 1일부터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최대 25% 올렸다. 빙그레도 지난달 6일부터 메로나 가격을 17.2% 인상했다.
외식업계에서도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맥도날드는 2일부터 빅맥 등 13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3.7%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맘스터치도 닭가슴살을 원료로 쓰는 버거 4종의 가격을 5%가량 인상했다.
정부에서는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나머지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공식품·외식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지난 7월 2.3%까지 낮아졌던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세와 맞물려 지난 8월 3.4%로 급등한 뒤, 9월에는 3.7%까지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는 지난 2월 10.4%로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뒤 △4월 7.9% △7월 6.8% △9월 5.8%로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상황이다. 외식 물가 역시 작년 9월 9.0%로 정점을 찍은 뒤 △4월 7.6% △8월 5.3% △9월 4.9% 등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미 할당관세 등 원재료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은 다 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가격인상 자제 요청만 하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분위기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원재료 부담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면서도 “국제 유가 및 공공요금 인상으로 기업의 부담이 커진 부분은 이해하지만 원가부담 이상의 과도한 가격 인상은 물가안정 차원에서 자제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