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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3000% 줘도 '삐걱'…기업이 찾은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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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I 2026.09.03 14: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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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보상, 지급 후 인재 유지 효과 약화…노사 갈등 불씨
기업가치 연계한 ‘장기 주식보상’, 성과급 전쟁 대안 부상
한화 팀장급 88%가 RSU 선택…삼성도 자사주 성과급 도입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반도체 업계에서 촉발한 성과급 전쟁의 해법으로 기업가치와 연계한 ‘장기 주식보상’이 주목받고 있다. 현금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줄이고 핵심 인재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려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등 장기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3일 홍순원 휴먼컨설팅그룹(HCG) 상무는 ‘인재경쟁력 확보와 단기 성과주의 극복을 위한 장기 주식 보상 전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올해 초 반도체 업계를 달군 성과급 논란을 국내 기업의 현금 중심 보상체계가 지닌 한계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SK하이닉스는 극심한 진통 끝에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기본급의 3264%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서도 노조가 유사한 이익연동형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노사 갈등이 총파업 직전까지 치달았다.

문제는 사상 최대 실적에 따라 지급된 일회성 보상이 이후에도 비교 기준으로 남아 적정 보상 수준을 둘러싼 또 다른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구성원들이 자신의 성과보다는 다른 회사나 사업부의 지급액과 비교하면서 보상의 공정성에 더욱 민감해질 가능성도 크다는 진단이다.

현금 보상은 지급되는 순간 인재 유지 효과가 약해진다는 한계도 있다. 한꺼번에 받은 목돈이 오히려 이직이나 조기 은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상무는 “현금 인상 경쟁만으로 인재 전쟁을 치르는 것은 가장 비싸고 지속가능성이 낮은 전략”이라며 “현금 중심의 성과급 경쟁은 기업과 구성원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안으로 일정한 근속기간이나 성과 조건을 충족한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제시했다. 개인의 보상을 기업의 중장기 성과와 연결해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국내 기업의 주식보상도 스톡옵션 중심에서 RSU 등 장기 주식보상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스톡옵션 부여 규모는 2021년 약 2조 6800억원에서 2023년 약 96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대기업집단의 주식지급약정 353건 가운데 RSU는 188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식보상 대상도 임원에서 일반 직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한화그룹은 2024년부터 RSU 부여 대상을 팀장급으로 넓혔다. 현금 성과급과 RSU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던 팀장급 직원 1116명 중 88%가 RSU를 택했다. 삼성전자도 특별경영성과급의 세후 지급액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처분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각각 1년과 2년 뒤 매각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주식보상은 실제 보상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주가가 하락하면 보상가치도 낮아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별도의 현금 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주식을 받는 시점에 세금이 부과돼 임직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홍 상무는 “주식보상은 현금 지급보다 당장의 만족도는 낮을 수 있지만 회사의 가치 증진과 개인의 보상가치 극대화를 일치시킨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직원의 보상가치도 함께 커지는 구조라는 점을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의 주식보상 설계가 아직 정교하지 않다는 점도 과제다. 주식보상을 공시한 상장사 82곳 가운데 성과연동 조건을 적용한 기업은 11곳에 불과했다. 상당수 기업이 일정 기간 재직하는 것만을 지급 조건으로 두고 있어 장기근속 유도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기업가치나 경영성과 향상과 보상을 직접 연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 상무는 “RSU 도입 자체에 그치지 않고 성과연동 조건과 장기보유 장치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며 “자사주를 재원으로 하는 주식보상은 신주 발행과 달리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하지 않고, 소각분과 함께 설계하면 주주환원과도 양립할 수 있다. 보상과 주주가치를 같은 방향으로 정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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