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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외 대다수 리사이클링 기업들은 패배터리 재활용 시 습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습식 방식에선 전처리 공정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셀 단위까지 분리한 다음 잘게 분쇄해 리사이클링 원료인 블랙파우더 또는 블랙매스를 제조한다.
이때 불순물로 여겨지는 배터리 케이스와 양·음극재의 집전체(Foil)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전처리 시간이 많이 소비되고, 리튬·니켈·코발트·구리 등 유가금속이 손실되기도 한다.
반면, 영풍의 건식용융 방식은 배터리를 팩 또는 모듈 단위에서 그대로 파쇄해 리사이클링 원료인 LiB(리튬 배터리) 플레이크를 만들기 때문에 전처리 공정이 단순하다. 또 배터리 케이스와 집전체 등도 원·부원료로 사용해 주요 금속의 회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해외 일부 업체가 유사한 건식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건식용융 기술을 리사이클링에 도입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공정 첫 단에서 집진 설비를 이용해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 단계까지 실현하는 건 영풍이 세계 최초다.
영풍의 건식용융 기술은 LiB 플레이크를 고온의 용융로에 넣어 녹인 다음 비중이 가벼운 리튬은 공정의 첫 단에서 집진 설비를 이용해 먼지(Dust) 형태로 포집하고, 그 외 니켈·코발트·구리 등 유가금속은 용탕 형태로 뽑아 회수한다. 니켈·코발트·구리 등도 95% 이상 회수된다.
게다가 이 기술은 최근 글로벌 전기차 회사들에서 장착 비율이 늘고 있는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에도 유용하다는 게 영풍 측 설명이다. 기존 습식 방식에선 리튬 외 금속 회수가 어려웠지만, 건식용융 방식에선 구리 같은 재활용 금속을 회수할 뿐 아니라 불순물을 슬래그(금속 찌꺼기) 형태의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 시멘트 업체에 판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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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영풍은 이번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오는 2024년까지 연간 2만t(전기차 8만대분)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1차 상용화공장을 완공하고, 이후 확장해 2030년 이후 리튬·코발트·니켈 등 배터리 소재 원료를 연간 70만t 생산해 약 5조원 규모의 매출액을 실현할 계획이다.
영풍은 최근 경북 김천에 영풍의 건식용융 방식에 최적화된 리사이클링 원료 LiB 플레이크의 생산 거점을 확보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갖추기도 했다.
이강인 영풍 사장은 “이번 석포 파일럿 공장 가동으로 전통 제조업인 제련업을 넘어 친환경 미래 산업인 배터리 리사이클링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전통 산업과 신기술의 조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순환경제 구축과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