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청와대는 27일 몰카 영상물이 유통되는 음란사이트와 웹하드에 대한 특별수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와 관련, 엄정 수사를 약속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11시30분 청와대입니다’를 통해 엄정 수사는 물론, 처벌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 8월 초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디지털 성범죄 산업에 대한 집중 수사를 벌인 바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한달 반 가량 집중 수사를 통해 음란사이트와 웹하드 사업자, 헤비업로더 등 불법촬영을 하거나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1012명을 검거하고 그중 6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말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규모로, 그간 수사가 어려웠던 해외서버 기반 음란사이트에서도 다수 검거에 성공했다.
민 청장은 해외서버 사이트 수사와 관련해 “해외 경찰과 공조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도 공조수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 사이트라서 수사가 안 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불법촬영 가담자뿐 아니라 유포·방조자 등에 대한 처벌 강화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불법촬영물 유포 등에 대해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도록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지난 4월 발의된 뒤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고 법무부는 불법촬영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중대범죄’에 추가하는 법 개정을, 방송통신위원회는 음란정보 유통 사실을 인지한 정보통신사업자에게 지체없이 삭제·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민 청장은 “정부 대책의 상당 부분은 국회 입법이 필요하다”며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피해자들의 고통을 국회에 알려 피해자 입장에서 디지털성범죄 근절 법안이 신속하게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를 위해 경찰은 수사 시 불법촬영물 원본을 압수·폐기하며, 피해자를 대신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삭제·차단 요청을 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홈페이지에서는 피해 신고 및 상담을 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불법촬영물 삭제 및 방심위 심의 신청, 상담 등을 지원한다.
한편 이번 청원에는 20만8543명이 참여해 웹하드 불법행위에 대한 대통령 직속 특별 수사단 구성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수준의 디지털 성범죄 촬영물 유포자·유통 플랫폼·소지자를 처벌하는 법안 신설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