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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재계 등에 따르면 LG그룹은 다음주 중순 인사를 단행,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을 것으로 보인다. 관심 포인트는 LG그룹 2인자였던 권영수 부회장의 이른바 ‘원 포인트’ 핀셋 인사 이후 공석이 된 지주사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다. 이 자리에 누가 앉느냐에 따라 구광모 회장의 향후 경영 색깔이 뚜렷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은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사장) 등이다. 대체로 권 사장이 0순위라는 분위기가 있다. COO 자리는 계열사 간 사업 조율, 조정을 해야 하는 자리다. 권 사장은 ‘정통 LG맨’이자 ‘기획통’으로 구 회장을 보좌하면서 그룹 살림을 챙길 적임자라는 평가다. 다만, 권 사장이 발탁될 경우 계열사 사장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부진 허덕였던 LG디스플레이를 되살린 정호영 사장도 주요 후보군 중 하나다.
홍범식 사장의 깜짝 등용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베인앤컴퍼니코리아 대표 출신인 그는 순혈주의가 강한 LG그룹에서 전장사업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서 LG그룹의 미래 ‘먹 거리’를 만든 인물이다. 그가 LG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주도적으로 발굴한 만큼 2인자 자리를 부여해 LG그룹이 보다 혁신에 나서도록 조직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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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부회장이 ‘뉴 삼성’을 표방한 만큼 혁신을 위한 별도의 인사 및 조직 개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주목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1주기 당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함께 나아가자”며 뉴 삼성으로의 도약을 다짐한 바 있다.
특히나 삼성그룹 지배구조 새 틀이 마련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사업부문별로 쪼개진 3개 태스크포스(TF)를 하나로 묶은 새 컨트롤타워를 세우되, 구조조정본부·미래전략실 등 과거 삼성 컨트롤타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자 안에는 컴플라이언스(준법·compliance) 조직을 두고 밖에선 외부 독립기관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를 밀착시켜 각종 사법 리스크로 인한 부침을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조직개편까지 함께 이뤄진다면 삼성그룹의 연말 인사는 대폭 확대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통상 12월에 인사를 단행한다. 올해의 경우 이르면 12월 초, 늦으면 연말에는 임원 인사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에는 그룹사 차원에서 전체 인사안이 발표됐지만, 최근에는 계열사별로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단행하는 인사로, 정 회장이 전기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수소 분야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정재훈 사장 등이 대거 승진한 만큼 수뇌부에 대한 인사보다는 깜짝 임원 발탁 등으로 조직에 대한 변화를 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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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전통적으로 12월 첫째 주 목요일에 인사를 진행한다. 올해 역시 다음 달 초에 인사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SK그룹 인사의 관심사는 취업제한이 지난달 말 풀린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복귀 여부다. 최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예상되는 계열사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이다. 재계에선 최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을 맡아 배터리 등 그룹의 미래 산업 중 하나를 이끌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무엇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배구조를 혁신하고자 각 계열사 CEO에 대한 평가 권한 등을 이사회에 부여함에 따라 경영진의 평가와 교체가 어느 정도 선에서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최 회장이 북미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북미 총괄 자리 신설 여부 등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