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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류회사 ‘산토리’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일본 주요 경제단체 ‘경제동우회’의 대표 간사인 니이나미 다케시가 16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일본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이 미국의 최대 외국인 투자국이자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지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일본 측 협상 대표를 맡은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16~18일 사흘간 미국을 방문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베센트 장관은 90일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 한국, 영국, 호주, 인도, 일본 5개국을 최우선 협상 목표로 삼겠다고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니이나미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채권 시장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일본이 보유한 약 1조1000억 달러(약 1564조원) 규모의 미 국채가 협상에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돌연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엔 24% 상호관세를 부과했으나 유예 조치 시행으로 현재 10% 보편관세만 적용되고 있다.
당시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4.5%를 돌파,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올라가며 시장이 패닉 반응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입장을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유예를 발표하면서 “국채 시장을 보고 있었다. 국채 시장은 매우 까다롭다”며 “어젯밤에 보니 사람들이 조금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선을 좀 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국채 시장 불안정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트럼프 행정부에 큰 정치적 부담이 된다. 당시 일본 또는 중국과 같은 주요 보유국이 대규모로 미 국채 매각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어 니이나미 대표는 군사적 협력 역시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방위비를 확대하고자 하며, 이 과정에서 미국산 전투기와 헬리콥터, 소형무기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그는 “일본은 미국의 가장 큰 동맹국”이라며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고 지역 안보 측면에서 동맹 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일본과 미국 간의 무역 협상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분위기라고 예상했다.
니이나미 대표는 “현재 미국의 관세 계획은 일본에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미국의 생산성이 다른 어떤 국가보다 높기 때문에 투자 매력은 여전히 있다”며 “우리는 현재 계획을 좋아하진 않지만, 여전히 미국에 계속 투자하고 싶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