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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그는 “이곳에는 전태일 열사가 묻혀있다”며 “작업복은 알바복으로 바뀌어있어 청년 전태일의 삶은 여전히 우리가 해결해야할 이 시대의 과제”라고 말했다.
현충원을 참배한 뒤 안산 세월호 분향소를 찾은 이 대표는 방명록에 “사회가 정의로울때 우리는 안전합니다. 모든 진실을 규명하고 더이상의 아픔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진보정당의 정통성과 약자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오후에는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며 당내 통합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정의당 내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당내에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인 참여계가 다수 포함돼있다.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가 참여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뒤 참여계가 반발해 당내 갈등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당내 경선 기간 중 계파보다는 여성, 비정규직, 농민, 성소수자, 청년 등을 강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권영길-심상정·노회찬으로 이어지는 진보정치가 새 얼굴을 대표로 내세운 상황이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초선 비례의원으로 심 전 대표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의원을 이끌고 당 외연확장과 선거제도 개혁 등 진보정당의 고질적인 약점을 동시에 해소해야한다.
이 대표에게는 당장 내년 지방선거가 첫 시험대다. 정의당은 야4당 중 집권여당에 가장 우호적인 입장을 내고 있다. 여당과 전통적인 선거연대를 꾀할지 차별화를 통해 경쟁할지 선택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풀에서 새로운 리더를 발굴해야하는 과제도 안고있다.
개헌논의를 계기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중대선거구제나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진보정당의 의석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 대치로 국회의 개헌논의가 멈춰서있어 이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