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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태는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됐지만 전 세계가 ‘우주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태평양 한가운데 떨어진 톈궁1호…‘최상의 시나리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위험감시센터는 톈궁1호가 2일 오전 9시16분 칠레 서쪽 남태평양 (남위 13.6도, 동경 195.7도)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톈궁1호가 떨어진 장소는 남태평양 한가운데로 인근지역에 섬도 없기 때문에 인명피해는 전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그동안 전 세계가 톈궁1호의 추락을 주목했던 이유는 크기가 작은 위성과 달리 무게 8.5t, 길이 10.4m, 직경 3.4m에 달하는 대형 인공우주물체이기 때문이다.
인공우주물체가 마하3 이상의 속도로 추락하다 대기권을 만나게 되면 공기가 부딪히면서 입자로 변하며 열을 발생하는 ‘공력가열’ 현상이 발생한다.
공력가열 현상으로 3000도에 가까운 열이 발생하기에 인공위성 등 작은 인공우주물체는 대부분 완전 연소된 상태로 지구표면에 떨어진다.
그러나 톈궁1호처럼 대형 인공우주물체의 경우는 미처 타지 못한 잔해가 남아 지표면으로 떨어질 확률이 인공위성과 비교해 높다. 또한, 톈궁1호는 연료탱크가 메틸하이드라진 등 독성 화학물질로 채워져 있다는 것도 우려를 높였다.
조중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장은 “우려와 달리 톈궁 1호는 가장 이상적인 위치 중은 하나인 남태평양 한가운데로 추락했다”며 “남태평양은 많은 인공우주물체가 최종 추락지점으로 잡았던 장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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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우주정거장을 쏘아올린 미국(스카이랩)과 러시아(살루트·미르)가 마지막 추락까지 통제했던 이유도 이 같은 위험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정거장은 통제아래 떨어졌을 뿐 아니라 발사국가에서 추락시점 및 위치 등을 전 세계에 알리고 관리해 우려가 크지 않았다.
우주 전문가들은 중국이 톈궁1호를 2016년 이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아 우려를 키웠다. 톈궁1호의 추락위치나 시점 등 관련 정보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도 중국이 이번 사태에서 더 비판을 받은 이유다.
이창진 건국대 한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톈궁 1호를 통제할 수 없으면 이를 솔직하게 시인하고 우주 선진국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어야 했는데 이를 계속 감추려다보니 사태가 더욱 커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로 우주개발에 있어 발사만큼 안전한 폐기도 중요하다는 점이 더 부각될 전망이다. 2011년 9월29일 발사된 톈궁1호는 중국의 ‘우주굴기’의 상징이지만 최종 폐기까지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고 쏘아 올리기에 급급해 전 세계의 위협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미 UN우주공간평화이용위원회(COPUOS)는 노후 위성이나 우주쓰레기 등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회수 위성을 띄워 그물로 우주쓰레기를 모으는 기술을,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사는 우주쓰레기를 제거하는 ‘우주작살’을 개발 중이다.
이 교수는 “이미 과학자들이 상당한 논의를 하고 있는 부분이긴 하나 톈궁 사태를 계기로 우주쓰레기의 안전한 처리문제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