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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위에 지어봐라"…정부 공급 대책에 폭발한 민심[부동산취재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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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I 2026.08.28 1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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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반대한다, '내 집 앞' 주택 공급 대책을”
‘닥치고 공급’ 후보지마다 “절대 안된다”
심상찮은 반발 규모, 여의도서 연합집회
착공 산 넘어 산…정책 실효성까지 잃을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서울의 고질적인 주택난을 해소하겠다며 정부가 야심 차게 꺼내든 ‘주택 공급 대책’이 민심 이반이라는 암초를 만났습니다. 용산, 태릉, 과천, 염창 등 신규 택지 후보지로 지목된 지역마다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 공급이라는 과제 앞에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이른바 ‘닥치고 공급’ 방식이 역풍을 맞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사진=과천비대위
사진=과천비대위
지역 이기주의로 치부하기엔 반발의 규모가 심상치 않습니다. 28일 ‘초록태릉을 지키는 시민 일동’과 ‘노원바른소리주민연대’ ‘과천경마공원이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공원을지키는주민모임’ 등 지역주민 단체 100여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연대집회를 열고 태릉골프장(CC)와 과천경마장, 용산공원에 대한 대규모 택지개발 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얼굴에 콧수염을 그려 넣고 ‘오만한 권력자’라 힐난하고 상여를 대동한채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까지 행진했습니다. ‘과천경마공원 절대사수’ ‘녹지파괴 주택정책 결사반대’ ‘과천시민 시체위에 지어봐라’ ‘초록태릉 지켜내자’ ‘부동산 헛발질 하고, 태릉에 화풀이냐’ ‘용산공원 파괴 결사 반대’ 등 과격한 문구가 적힌 피켓도 들었습니다. 개별 지역의 반발을 넘어, 각 대책 위원회가 연대해 대정부 투쟁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입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일방적 졸속 주택공급 규탄 및 삶터 수호를 위한 과천, 태릉, 용산 연합 공동 집회에서 과천경마공원이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 초록태릉을지키는시민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을 지키는 주민모임 등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일방적 졸속 주택공급 규탄 및 삶터 수호를 위한 과천, 태릉, 용산 연합 공동 집회에서 과천경마공원이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 초록태릉을지키는시민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을 지키는 주민모임 등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 후보지를 중심으로한 지역 주민의 반발은 그동안 계속 이어져 왔습니다. 최대 논란의 중심이었던 용산공원 부지와 관련해 온전한 생태공원 조성을 염원했던 용산구민들은 근조화환 보내기 운동 등 조직적인 집단행동에 이미 돌입했습니다. 야권 소속 지역 정치인들까지 주민들의 목소리에 호응하며 전면에 나서면서, 용산 부지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이슈를 넘어 여야의 정치적 대리전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입니다.

지자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모두 여권 소속인 태릉(노원구)의 분위기도 험악합니다.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표로 당선된 정치인들을 향해 ‘단체 항의 문자’ 이른바 문자 폭탄을 쏟아내고, 구청 등에 집단 민원을 넣으며 강력하게 압박 중입니다.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카카오톡 등 오픈채팅방에 모인 이들만 1000명이 넘는 만큼 무시하기 힘듭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당락을 결정할 수도 있는 인원이기 때문입니다.

용산어린이정원을 주택공급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자 지역 주민들이 근조화환을 보내며 집단 반발했다.(사진=노진환 기자)
용산어린이정원을 주택공급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자 지역 주민들이 근조화환을 보내며 집단 반발했다.(사진=노진환 기자)
상대적으로 개발 규모가 작은 염창동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주요 아파트 단지에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의 반발이 터져 나오는 중입니다.

반대 목소리가 커지다보니 시장에서는 정부의 공급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모양새입니다. 주택 공급은 부지 선정 이후에도 지구 지정, 토지 보상, 지자체 인허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주민 반발이 거셀수록 착공 시점이 늦춰져 공급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난보다 무서운 건 성난 민심입니다. 전문가들은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다면 사업은 기약 없이 표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숫자를 앞세운 ‘공급 시간표’를 들이밀어도,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역설해도 현장의 동의가 빠진다면 실효성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사진=과천비대위
사진=과천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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