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배우의 무대 복귀에 연출가 장유정, 배우 안재욱, 오만석, 정재은, 배해선 등 내로라하는 배우 및 스태프들이 뭉쳤다. 8일 정동극장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송승환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각자 바쁜 배우, 스태프들이 저와 함께 이 작품에 기꺼이 참여해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들과 같이 공연을 준비 중인 소감을 밝혔다.
‘더 드레서’는 영화 ‘피아니스트’ ‘잠수종과 나비’ 등의 각본가로 잘 알려진 극작가 로날드 하우드의 대표작이다. 2차 세계대전 중 늙은 노인과 여자들만 남은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극단 대표이자 배우인 선생님(송승환 분)과 그의 의상 담당 노먼(안재욱·오만석 분)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회한과 관계, 역할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송승환의 연극 출연은 2011년 ‘갈매기’ 이후 9년 만이다. 무대 복귀는 2014년 뮤지컬 ‘라카지’ 이후 6년 만이다. 그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무대와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이 굉장히 친근하게 다가왔다”며 “내가 맡은 역할이 극단 대표 겸 배우다 보니 나 자신을 생각하면서 동질감과 애착을 느끼게 됐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다른 배우들은 “송승환 때문에 출연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송승환과 작품으로 처음 만난 안재욱은 “선배님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배해선은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묻는다면 ‘송승환 선배님의 연기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서’라고 답할 것이다”라며 존경을 표했다.
장유정 연출과 송승환의 인연도 각별하다. 장유정 연출은 송승환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PMC프러덕션이 제작한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금발이 너무했다’ 등에서 연출을 맡았다. 송승환이 총감독을 맡았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서는 부감독 겸 연출로 호흡을 맞췄다.
장유정 연출은 “송승환 배우님의 제안으로 5년 만에 연극 연출을 하게 돼 무척 영광이다”라며 “처음 배우님으로부터 제안을 받았을 때 ‘당연히 해야죠’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또한 “바쁜 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야말로 그동안 제가 한 일 중 정말 잘한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번 작품은 코로나19라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금 시대에도 많은 점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 송승환은 “작품에서 ‘리어왕’을 연기한 선생님이 ‘지친 여러분이 심신을 충전하기 위해 극장에 많이 와주길 바란다’는 대사가 나온다”며 “거리두기를 해야 하고 마스크도 써야 하는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관객들이 많이 찾아와 심신 충전을 하고 가면 좋겠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올해 개관 25주년을 맞은 정동극장은 2008년 ‘은세계’ 이후 12년 만에 연극을 다시 올린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는 “과거 연극 ‘이’ ‘손숙의 어머니’ 등 스테디셀러를 배출한 연극 명가의 명성을 다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공동제작을 맡은 쇼틱씨어터컴퍼니의 김종헌 대표가 예술감독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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