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6거래일 만에 1450원대로 하락…추가 하락은 미지수

이정윤 기자I 2025.01.16 19:18:04

동결 발표 후 1449.6원으로 급락
“정치 불확실성에 환율 30원 가량 더 높아”
트럼프 관세·2월 인하 선반영에 하락 ‘미지수’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한국은행이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1500원을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 우려에 새해 첫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환율은 모처럼 만에 1450원대로 내려왔지만 2월 금리 인하 전망,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 등에 추가 하락은 ‘미지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61.2원)보다 4.5원 내린 1456.7원에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일(1455.0원) 이후 6거래일 만에 1450원대로 내려온 것이다.

이날 환율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큰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9시 50분께 금리 동결을 발표하자 환율은 가파르게 하락하며 1449.6원을 터치했다. 전날보다 11.6원이나 급락한 것이다. 이후 오전 11시 무렵부터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을 소화하면서 환율은 다시 1450원 위로 올랐다. 장 마감 무렵에는 1458.0원까지 하락 폭을 좁혔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를 유지하게 된 배경으로 ‘정치 리스크’를 꼽았다. 경기 상황만 보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환율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이 총재는 “현재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라든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환율이 30원 정도 펀더멘털에 비해 더 오른 걸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당초 외환시장에선 금리 인하와 동결이 팽팽한 상황이었으나, 동결로 결정되자 한·미 금리 차 확대 우려가 완화되면서 원화 강세(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고, 금통위의 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되면서 오는 2월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강해졌다. 이에 환율은 하락 폭을 일부 반납했다.

여기에 글로벌 달러 강세도 진정되면서 환율 하락에 힘을 실었다. 미국 생산자물가에 이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소비자물가도 예상보다 둔화됐다. 이에 최근 110포인트를 상회하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109포인트까지 내려왔다.

다만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물가 둔화로 인해 달러 강세가 진정되긴 했지만,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취임하는 만큼 달러와 환율이 다시 꼬리를 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또 한은의 2월 금리 인하를 시장에서 벌써부터 선반영하기 시작한다면 환율은 쉽사리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미 소비자물가 발표로 인해 단기적으로 달러가 내려갔지만 약세로는 보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도 있지만 예단하긴 어려워 1월 중에 환율이 더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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