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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번주’ 노이로제에 걸린 국민…헌재, 선고 지연해서 안돼

박민 기자I 2025.03.31 18:30:12

변론 종결 이후 한 달 넘게 선고 지연
재판관 퇴임으로 선고 기능 마비 우려
헌재 침묵 길어질수록 온갖 추측 난무
“통합 위해 헌재 선고 조속히 내려야”

[이데일리 박민 기자] 전 국민이 ‘이번 주’라는 노이로제(신경증)에 걸릴 듯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놓고 ‘이번 주에는 선고가 나오겠지’라며 처방을 기대했던 게 2월 말부터다. 그러다 결과가 미뤄지면서 탄핵 정국 신경증은 수치가 나빠졌고, 또 다시 기대감을 갖고 한 주를 기다렸지만 어김없이 밀리면서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된 것이다. 급기야 처방(선고)을 내려줄 8명의 헌법재판관 중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까지 선고를 하지 못해 결국 정족수 미달로 선고 기능 자체가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생겼다. 그 사이 국가 분열과 혼란만 가중되면서 사회적 경제적 손실만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헌재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흠결 없는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이성적 판단보다 헌재를 향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며 사회에 혼란만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 헌재 재판관 8명 의견이 ‘5대(인용) 3(기각 또는 각하)’으로 갈린 데다 정치적 계산까지 더해지면서 의도적으로 결정을 늦추고 있다는 소문마저 나오고 있다. 모두 확인된 사실이 아닌데도 기정사실이듯 전파되며 탄핵 찬반을 둘러싼 진영 간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놓아도 그 결정을 믿지 못하고 승복을 하지 않는 상황이 올까 우려스럽다. 이럴 경우 ‘헌재의 판결 음모론’을 제기하며 대한민국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분열과 대립에 휩싸일 수 있다.

실제로 헌재 판결이 늦어지면서 여야 간 대립과 국론 분열도 극에 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서로를 향해 ‘내란 선동’, ‘국가전복’, ‘국헌문란’ 등 거친 언사를 쏟아내면서 급기야 ‘국회 해산’이라는 초강수 카드까지 나올 정도다. 가뜩이나 탄핵 사태로 정치·사회적 혼란과 안보·경제위기가 큰 상황에서 국정 공백만 계속 길어지면 이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재원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헌재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흠결 없는 판결을 내려야 하고, 여야는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다.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출근하는 헌법 재판관들의 차량을 향해 윤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헌재는 지난달 25일 변론을 종결한 후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평의를 열고 사건을 검토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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