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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보면 진에어만 유일하게 매출채권이 감소했다. 진에어의 올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매출채권은 355억원으로 전년 말 405억원 대비 12.3% 줄었다. 반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804억원, 30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0.7%, 6.3% 증가했다.
매출채권은 일반적으로 기업이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으로부터 아직 받지 못한 대금을 의미한다. 기업은 상품을 판매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대금을 받는데, 이때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받아야 할 대금 중 아직 받지 못한 금액을 매출채권으로 기록한다.
항공사의 매출채권은 미래 매출인 항공권 예약 등을 보여주는 지표다. 매출채권이 증가했다면 항공사의 주요 상품인 항공권이 직전 해보다 더 많이 팔렸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매출채권이 감소했다는 것은 추후 매출 증가폭이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진에어의 매출채권 감소를 두고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항공업계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는 만큼 항공권 예약 총량 감소가 아닌 매출채권 인식 시점에 따른 매출 인식 시점 차이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진에어는 다른 LCC 대비 매출채권회전율이 높은 편으로 예약 항공권에 따른 매출채권이 비교적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매출채권회전율은 매출채권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인 매출로 몇 번이나 전환됐는지는 보여주는 수치다. 매출채권회전일수는 외상 판매대금 등이 매출로 잡히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보여준다.
연환산매출로 계산한 매출채권 회전율을 비교하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24.9일, 51.4일로 전년 말 대비 3.9회, 3회가 줄었다. 이에 따른 회전일수도 △제주항공 12.7일→14.7일 △티웨이항공 6.7일→7.1일로 증가했다.
반면 진에어는 매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매출채권이 줄면서 회전율은 높아지고 회전일수는 줄었다. 진에어의 매출채권 회전율은 38.7회로 전년 말 34.5회 대비 4.2회 높아졌다. 회전일수는 10.6일에서 9.4일로 1일 줄었다.
다만 비교 시점과 시장 상황 등 외부 요인이 모두 동일한 만큼 진에어의 매출채권 감소가 타 LCC와의 항공권 경쟁에서 밀렸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기존 예약 건이 일시에 해소되거나 취소된 상황에서 추가 항공권 예약 규모가 이를 상쇄하지 못하면서 매출채권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해석이 맞다면 티웨이항공과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진에어 입장에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항공사 매출채권이 고객이나 여행사가 결제를 완료하지 않은 항공을 의미한다”며 “다른 조건이 동일 하다면 매출채권 감소는 신규 예약 건수가 줄었거나 취소가 증가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나항공의 합병절차가 지난 11일 마무리되면서 진에어 역시 에어부산, 에어서울과 통합될 예정이다. 이들 3개 LCC의 통합도 각국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심사만큼 오랜 시간이 소요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