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대표 주가지수인 자카르타종합지수(JCI)는 이날 11% 넘게 급락했다. 1998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개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30분간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 역시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앞서 이날 MSCI는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의 분류 변경을 위한 시장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MSCI는 특히 투자 적격성과 관련된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유로 인도네시아를 신흥시장에서 프런티어시장(Frontier Market·신흥시장보다 규모와 발전 수준이 낮은 시장)을 거치지 않고 독립시장으로 바로 강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두 단계 강등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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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가 핵심 문제로 지적한 것은 불투명한 주식 소유구조와 조직적인 담합 거래 의혹, 미흡한 규제 집행이다. 인도네시아는 주식 보유 현황에 대한 공시 확대와 최소 유통주식 비율 상향 등 개혁 조치를 발표했으나 MSCI는 기관투자자들이 이러한 조치의 일관된 이행과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확인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인도네시아 증시의 낮은 유통주식 비율과 불투명한 소유구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왔다. 시장에 실제로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누가 어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아 증시의 건전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주식 가격이 적정하게 형성되는지, 실제 거래가 시장의 수급을 제대로 반영하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앞서 MSCI는 올해 1월에도 거래 투명성 문제 등을 이유로 인도네시아를 신흥시장에서 프런티어시장으로 강등할 가능성을 지가했다가 올해 6월 시장 분류 검토 결과에서 신흥시장 지위를 일단 유지했다.
문제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서 총 49억달러를 순매도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자금 유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대표 주가지수는 올해 들어 약 39% 하락했다.
매도세는 외환시장으로도 확산됐다. 루피아화 가치는 올해 약 8% 하락해 아시아 주요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인도네시아가 프런티어시장으로 강등될 경우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에서 약 50억달러의 추가 자금이 유출될 것으로 올해 6월 추산했다. 또 다른 글로벌 지수 산출업체 FTSE러셀 역시 인도네시아를 강등한다면 35억달러가 추가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달 초 FTSE러셀은 인도네시아 당국의 개혁 노력을 고려해 인도네시아 증시의 신흥시장 지위를 유지한다고 재확인했다.
인도네시아가 프런티어시장을 거치지 않고 독립시장으로 바로 강등된다면 자본 유출 압력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MSCI의 독립시장 분류는 신흥시장이나 프런티어시장 지수 편입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는 시장에 적용된다. 이러한 지위는 주가뿐 아니라 시장 유동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아시아 국가 가운데 독립시장으로 분류된 곳은 없다.
인도네시아 증권사 BCA세쿠리타스의 펠릭스 다르마완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시장 신뢰도에 엄청난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MSCI가 불투명한 구조와 실질적인 규제 집행 부족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며 “2027년 6월까지 증권당국에 시장을 정비할 시간이 주어졌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 훼손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는 그동안 이뤄진 “상당한 진전과 개혁 조치”를 강조하면서 MSCI에 시장 재분류 추진의 근거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당국 역시 MSCI의 평가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증권시장의 법 집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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