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사자들’ 팀이 구현한 국보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은 두 사람이 직접 사자 두 마리로 변신해 석등을 떠받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목과 어깨에는 풍성한 갈기까지 둘러 영락없는 한 쌍의 사자다. 국립광주박물관이 소장한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은 통일신라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두 마리 사자가 가슴을 맞댄 채 앞발로 석등을 떠받치는 독특한 모습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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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방울’은 아예 두 사람이 하나의 유물이 됐다. 팀 ‘무연모’는 몸 전체를 검푸른 청동색으로 칠하고 커다란 천으로 서로의 몸을 연결했다. 둥글게 펼쳐진 몸통 가장자리에는 방울을 주렁주렁 매달았다. 얼굴까지 청동빛으로 칠한 두 사람은 방울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청동 방울은 여러 개의 방울이 달린 독특한 형태의 청동기시대 의례용 유물이다.
유물에 ‘아이돌 세계관’을 입힌 참가자도 있다. 청동 공양탑을 선택한 ‘방탑 고려단’이다. 고려시대 불교 의식에서 공양을 위해 사용했던 청동탑의 여러 층 구조를 사람 키보다 훨씬 높게 쌓아 올리고, 그 아래에 참가자들이 자리 잡았다. 청동빛 갑옷을 두른 인물들이 탑을 에워싸고 중앙에는 검은 옷을 입은 인물이 앉았다. 이름은 방탄소년단(BTS)을 비튼 ‘방탑 고려단’. 오래된 청동탑 하나가 순식간에 고려시대 아이돌 그룹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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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변신도 만만찮다. 팀 이름부터 ‘직장가입자들’이다. 이들이 고른 유물은 ‘신라의 미소’로 친숙한 얼굴무늬 수막새. 지붕 끝을 장식했던 둥근 기와에 사람 얼굴을 새긴 유물이다. 세 사람은 잔디밭에 납작 엎드린 채 검은 기와지붕 사이로 은빛 얼굴만 쏙 내밀었다. 몸에는 둥근 수막새를 줄줄이 달았다.
아이들에게 문화유산은 더 거침없는 놀잇감이 됐다. ‘천의 얼굴, 나한 패밀리’로 참가한 어린이 네 명은 커다란 회색 바위 같은 가사 속에 몸을 쏙 집어넣고 얼굴만 내밀었다. 모티브는 국립춘천박물관의 ‘가사를 덮어쓴 나한상’. 저마다 눈을 감거나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갸웃하며 서로 다른 표정을 지어 보인다. ‘말탄사람둥이’로 참가한 어린이는 회색 분장을 한 채 ‘기마 인물형 토기’ 속 말 위에 올라탔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사람이 입는 지도로 변했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팀은 한반도 모양의 거대한 판을 통째로 몸에 둘렀다. 지도 위에는 산줄기와 물길을 그리고 곳곳에 작은 산과 꽃을 붙였다. 가운데 뚫린 구멍으로 참가자의 얼굴이 불쑥 등장한다. 조선 후기 전국의 산줄기와 하천, 도로 등을 체계적으로 담아낸 대동여지도를 ‘입는 지도’로 바꾼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스타 반가사유상도 빠지지 않았다. ‘캡스파&톱’ 참가자는 온몸을 금동빛으로 칠하고 한쪽 다리를 다른 무릎 위에 올린 채 손가락을 뺨에 살짝 댔다. 깊은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의 자세부터 은은한 표정까지 몸으로 따라 했다. 불꽃처럼 뻗어나가는 거대한 광배를 등에 세우고 부처로 변신한 ‘금동율이입상’도 등장했다. 단순히 비슷한 옷을 입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유물의 자세와 표정, 색깔까지 관찰해야 가능한 분장들이다.
본선에 오른 50팀은 9월 5일 국립춘천박물관을 시작으로 6일 국립공주박물관, 12일 국립대구박물관, 13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퍼포먼스 대결을 벌인다. 이어 9월 1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결선을 통해 최종 수상작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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