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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을 제외한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9월까지 실명계좌를 발급해줄 은행들을 찾고 있지만 은행의 문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 FIU “9월까지 월 단위 전수조사…벌집계좌 막는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30일 ‘2021년 유관기관 협의회’를 개최하고 암호화폐 거래소의 위장계좌나 벌집계좌 등에 대한 조치 상황을 점검했다.
벌집계좌란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지 못한 중형 거래소들이 투자자들의 돈을 보관하기 위해 거래소 이름이나 제휴업체 이름 등으로 만든 계좌를 뜻한다. 돈의 주인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 수 없어 돈세탁 등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거래소가 고객들의 돈을 먹튀해도 찾기 어려운 원인이기도 하다.
반면 은행으로부터 실명 계정을 얻으면, 같은 금융사의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와 그 고객의 계좌 사이에서만 금융 거래를 허용해 거래 당사자의 실명을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9월24일까지로 예정된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를 앞두고 벌집계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일부 거래소는 타인 명의 계좌나 위장 제휴업체 계좌를 이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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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FIU는 전체 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거래소들의 위장계좌, 타인명의 계좌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9월까지 월 단위로 전수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코인거래소의 거래중단 등의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전 금융업권을 대상으로 위험관리체계 구축을 진행하기로 했다. 금융사들도 전담인력을 배치해 위장계좌, 타인계좌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FIU는 현재 은행과의 핫라인을 개설해 둔 상태다.
◇ 실명계좌 발급 주저하는 은행권…7월 중 면책결론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개정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9월 24일까지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 은행의 실명계좌 취득,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등을 갖춰 신고를 해야 한다. 이 중 가장 문턱이 높은 게 은행의 실명계좌다.
현재 업비트는 케이뱅크와, 빗썸·코인원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과 각각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고 있지만 중소형 거래소들은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상태다.
은행권은 거래소와의 실명계좌 협약을 주저하고 있다. 대다수 시중은행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자금세탁 범죄 등에 혹시라도 연루되면 은행과 금융지주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은행이 코인 거래소의 위험성 등을 검증해야 하는 만큼,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이다. 현재 은행들은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암호화폐 사업자 위험평가 방법론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거래소들에 대해 고유위험평가, 통제위험평가, 필수요건 점검 등을 거쳐 자금세탁 위험 평가 검토서를 작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금세탁방지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거래소 내에 자금세탁방지 규정, 지침이 만들어져 관리되고 있는지, 규정 내 이사회, 경영진, 보고책임자, 자금세탁방지 담당자의 역할, 책임, 의무가 규정돼 있는지도 은행이 판단해야 하며 사고가 나면 은행이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최근 은행연합회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문제가 생기더라도 은행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으면 은행에는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면책조항’ 의견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금융위는 이를 검토한 후 다음 달 중 결론을 낼 전망이다.
다만 당국이 비조치 의견을 낸다고 하더라도 ‘이런저런 경우에는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발급해도 된다’는 식의 구체적인 항목 기준은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명확인 계정 발급 여부는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이고, 당국이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게 금융위의 일관된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위가 은행들의 책임 소재를 덜어주면 은행들이 실명확인 계좌에 조금이라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 “현재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9월 24일 이후 줄폐쇄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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