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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젠텍 손미진 대표 "코로나 진단, 항체진단법 함께 쓰면 정확도 높아져

노희준 기자I 2020.04.06 17:08:13

항체 진단법도 공식 진단법 채택 기대
WHO·美·中, 항체 진단법 동시사용 권고
분자진단법, 시간 갈수록 정확도 낮다는 논문 보고
美주정부와 수출 협의중...FDA 등록 마쳐

이데일리 DB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분자진단법만을 공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진단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의 입장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항체진단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수젠텍(253840)의 손미진(사진) 대표는 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갈수록 바이러스가 폐로 내려가 상기도(인두, 후두 목구멍 뒤쪽), 하기도(기관지, 폐)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분자진단법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논문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미국 등에서도 항체 검사를 분자진단과 함께 병행하라는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 감염학회는 최근 분자진단(RT-PCR) 경우 감염초기에는 정확도가 높지만 감염 후 6일 이후부터는 정확도가 낮아지고 오히려 항체진단의 정확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항체진단법은 코로나바이러스 그 자체가 아니라 체내에 그에 대항해 생성된 항체를 혈액을 통해 확인해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방식이다. 10~15분이면 진단이 끝나고 고가의 진단장비나 숙련된 검사인원이 필요치 않다. 분자진단은 상기도, 하기도에서 객담(가래), 콧물 등의 검체를 채취한 뒤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증폭해 검사하는 방법이다. 질본이 인정하는 공식 코로나19 진단법이자 정확도가 가장 높다. 다만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항체 진단법의 경우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3~5일을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분자진단법은 검체 채취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 단점이 있다.

손 대표는 “주목해야 하는 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플루(독감), 사스, 메르스 바이러스와 달리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대부분 의심 환자가 경미하거나 무증상 기간을 지나 병원에 오기 때문에 항체를 형성할 시간을 갖고 검사에 임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도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 수젠텍은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 100명과 음성 판정을 받은 대상 150명 등 총 250명을 대상으로 항체진단법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분자진법 대비 94.4%의 정확도가 나왔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신속진단키트가 주목을 받으면서 수젠텍의 미국 수출길에도 탄력이 붙었다. 손 대표는 “미국 주정부 3곳과 수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주정부의 결정으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식품의약품국안전처(FDA)등록 절차를 끝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젠텍은 씨젠(096530)이나 솔젠트 등 분자진단 방식 진단키트 업체가 신청한 긴급사용승인(EUA)도 신청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단기적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긴급사용승인을 얻으면 연방정부 차원에서 해당 진단키트를 쓸 수 있게 된다. FDA는 지금까지 분자진단 방식 키트에만 긴급사용승인을 허용해줬지만 최근에는 신속진단키트 업체에도 이를 허용해주고 있다. 그는 “현재 주당 40만 테스트(=1회 진단) 정도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며 “생산능력을 늘려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해지는 5월말에는 주당 200만 테스트도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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