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택배·편의점에서 달러 환전…드론 택시 도입”(종합)

홍남기(왼쪽에서 두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혁신성장 엔진이 규제혁파와 상생타협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이명철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택배, 편의점 ATM 기기를 통해 달러 환전이 가능해진다.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숙박이 도심 내에서도 활성화되도록 사회적 대타협 대책도 추진된다. 정부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서비스 규제를 풀어 혁신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제21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융복합·비대면 확산과 경쟁촉진을 통한 외환서비스 혁신 방안 △신사업 도입을 위한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 ‘한걸음 모델’ 구축 방안을 확정했다.

현재는 해외여행·출장 등으로 달러를 환전할 때 은행을 방문해 환전 신청, 대금 수령을 해야 한다. 앞으로는 정부가 환전·송금 업무의 위탁과 소액 송금업자 간 송금 네트워크의 공유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이 결과 고객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환전한 외화를 택배를 통해 집에서 받을 수 있다. 자택 앞 편의점 ATM 기기에서 달러를 인출할 수 있다. 출국 당일 공항으로 가면서 면세점 주차장에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로 받거나 공항에 위치한 항공사 카운터에서 수속 절차를 밟으면서 환전할 수도 있다. 환전 한도는 건당 2000달러 미만이면 횟수에 제한 없이 가능하다.

정부는 증권·카드사의 환전·송금업무 확대하고 핀테크 기업의 외환서비스 진입 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외국인증권투자자금 환전 및 온라인상거래 결제대금 환전이 허용된다.

정부는 외환서비스 업계 전반에 규제를 면제하는 신사업규제 신속확인·면제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사업자가 새로운 사업이 기존 규제에 저촉되는지 문의하면 정부가 30일 안에 신속하게 답변하는 것이다. 기존 규제 때문에 신산업을 추진할 수 없다면 정부가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범위에서 규제를 폐지·개선해 업계 전반에 적용하게 된다.

오재우 기재부 외환제도과장은 “유권해석 사항은 즉시 적용하고 외국환거래 규정 등 시행령·규정 과제는 올해 9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드론 택시 상용화 방안을 담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도 이날 확정했다. 국토교통부 발표대로 추진되면 2025년에는 하늘을 나는 드론 택시로 인천공항에서 여의도까지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정부는 △도심 내국인 공유숙박 △농어촌 빈집 개발활용 △산림관광 등 3대 과제에 대해 ‘한걸음 모델’도 연내에 적용하기로 했다. 한걸음 모델은 신사업 갈등이 불거질 때 전문가 중재 등으로 당사자들이 한걸음 씩 양보하면 정부가 제도개선·재정지원 등을 하는 사회적 타협 모델이다.

현재는 도심에 내국인 공유숙박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기존 숙박업계는 영업권 침해를, 지역 주민은 소음·안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농어촌 빈집을 활용한 공유숙박도 기존 농어촌 민박업자들의 반발이 있다. 산림관광은 케이블카 설치 등을 놓고 환경단체 반발하고 있고, 각종 규제 완화 문제가 얽혀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연내에는 얽혀 있는 실타래를 풀겠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집중 가동돼야 할 2개의 엔진은 신사업 창출을 위한 규제혁파와 이해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타협”이라며 “앞으로 이를 통해 신산업 분야 혁신성장을 가속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혁신의 관점에서 포스트코로나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 경제 전반으로 혁신 움직임을 확산하는 게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융복합·비대면 확산과 경쟁촉진을 통한 외환서비스 혁신 방안.[자료=기획재정부]

신사업 도입을 위한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 ‘한걸음 모델’ 구축 방안. [자료=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