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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윤 전 대통령이 입법적 교착 상태를 타개하겠다며 좌절된 계엄 시도로 국회에 군대를 보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지 4개월 만에 파면됐다”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해설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탄핵된 대통령이 됐다고 설명하며 계엄령을 둘러싼 여론과 여야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어 사회 혼란이 수습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한미,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에도 주목했다. 교도통신은 “한일 관계 개선을 이끌었던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은 양국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차기 대선 후보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지만 선거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CNN은 “주요 세계 경제 국가이자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은 정치적 혼란으로 세계정세의 험난한 파도에서 방향을 잃은 듯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수십 년 동안 외교 정책 규범을 뒤집고 세계 무역 시스템을 해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고 진단했다.
외신들은 한국의 차기 대선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한국 정치의 격동의 한 장이 마감됐다”며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민주주의 안전장치의 시험대를 넘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할 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NYT는 한국이 60일 이내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전하며 이재명 대표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을 차기 유력 주자로 소개했다.
시민사회의 반응도 자세히 다뤘다. 영국 BBC는 탄핵 인용을 찬성한 쪽은 환호성이 나왔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껴안고 깃발을 흔들며 마치 축제와 같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중국 매체도 윤 전 대통령 파면 소식을 빠르게 전달한 가운데 중국 양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와 웨이보에서는 윤 전 대통령 파면 관련 내용이 실시간 검색에 1위에 올랐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한 질문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올해는 한일 수교 60주년”이라며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일 협력은 안보 측면뿐만 아니라 지역 평화와 안정에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은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일 외교부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질문에 내정 불간섭 원칙을 강조하며 한중 관계 심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