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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 라이벌 HD현대·한화, 수출 위해 맞손…KDDX 사업 이후도 원팀?

김관용 기자I 2025.02.25 16:00:44

방위사업청 중재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수상함은 HD현대·잠수함은 한화가 수출 주관
한치 양보 없는 KDDX 사업 추진 방식 곧 결정
결과에 업체들 불복할 경우 원팀 기조 무너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함정 건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이 해외 사업에선 한 팀을 이뤄 수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싸고 한때 고소·고발과 여론전을 펴며 결국 호주 호위함 사업에도 실패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은 25일 방위사업청에서 함정 수출사업 ‘원팀’(One Team)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함정 수출사업 참여 시 정부와 함정업계가 하나의 팀으로서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 수출사업을, 한화오션이 잠수함 수출사업을 주관하고 상대 기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 실적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하고,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잠수함 명가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져왔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함정 업체의 강점을 극대화면서도 자원배분과 기술공유를 통한 사업추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면서 “향후 함정 수출사업 분야의 협력을 넘어 공동개발 프로젝트 등 지속적인 상호 협력을 통한 혁신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석종건(가운데) 방위사업청장과 주원호(왼쪽)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 어성철 한화오션 사장이 25일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방사청)
한치의 양보도 없을 것 같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손을 잡은 것은 함정 시장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곧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KDDX 등 국내 사업에서 처럼 수출 시장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하며 상호 비방전을 펴는 건 경쟁국만 이롭게 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10조원 이상 규모의 호주 신형 호위함 사업에 각각 도전했다. 하지만 KDDX 사업 수주를 둘러싸고 과열경쟁을 벌이던 터라, 정부는 누구 하나를 찍어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국산 호위함이 독일 함정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결국 일본과 독일에 밀리고 말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방산업계 안팎에선 두 업체 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면 캐나다·폴란드 잠수함 사업과 사우디아라비아 호위함 사업 등에서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화오션은 “대승적 차원에서 국가 안보와 국민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방산업체의 사명감으로 이번 MOU에 임했다”며 “이번 MOU를 계기로 국내외 함정 시장에서 업체 간의 협력 기조가 이어지길 바라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함정 수주라는 결실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세계 함정건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정부와 관련 기업이 K-함정수출 원팀 MOU를 체결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원팀의 일원으로서 K-함정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적극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4월께 사업 추진 방식이 결정되는 KDDX 사업에 업체가 불복할 경우 원팀은 어려울 수 있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지난해 KDDX 사업자 선정이 완료돼야 했지만,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형 확정 판결과 한화오션 및 HD현대중공업의 고소·맞고소, 전직 방사청장의 특정 업체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방사청은 최종 결정을 미뤄왔다. 기존 관행대로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거나, 한화오션 요구대로 경쟁입찰 방식을 택할 경우 상대측 업체는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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