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3년 전 항저우에서 일본에 당한 굴욕을 되갚겠다는 굳은 각오를 전했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8년 만의 아시안게임 정상 탈환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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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금메달을 이끌었던 이 감독은 8년 만에 다시 대표팀을 맡았다. 지난 5월부터 네 차례 훈련과 독일·폴란드 전지훈련을 거쳐 16명의 최종 엔트리를 완성했다.
이 감독은 “항저우에서 큰 점수 차로 졌다. 두 번 실패하면 안 된다”며 “이번에는 젊은 선수들의 체력과 스피드, 고참들의 노련미를 조화시키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개최국 일본과 맞서는 만큼 “0-5로 뒤지고 시작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여자 핸드볼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7개국이 풀리그로 우승을 가린다. 한국은 27일 일본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사실상 금메달 결정전이다.
승부의 열쇠는 수비다. 항저우 결승 참패도 수비 붕괴에서 시작됐다. 이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중앙 수비를 맡을 수 있는 선수들을 보강했고, 빠른 공수 전환 훈련에도 공을 들였다. 강일구 골키퍼 코치는 “일본 득점을 25점 아래로 묶으면 승산이 있다”고 했다.
주장 권한나도 “한일전에서는 결국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번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조직력이 좋다”고 했다. 화려한 개인 플레이보다 서로 한 발씩 더 움직이는 ‘원팀 수비’가 일본을 넘을 무기라는 얘기다.
그 중심에는 권한나와 류은희가 있다. 30대 중반인 두 선수는 대표팀의 최고참이다. 특히 류은희는 이번이 네 번째 아시안게임이다. 2010 광저우 동메달, 2014 인천 금메달, 2022 항저우 은메달까지 금·은·동을 모두 경험했다.
류은희는 “항저우에서는 고참으로서 정말 힘들었다”며 “개인적으로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을 금메달로 장식해 유니폼과 함께 액자에 걸고 싶다”고 했다.
류은희가 그리고 있는 마지막 장면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모습만은 아니다. 그는 “어린 선수들과는 띠동갑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눠주고, 후배들이 잘해서 내가 조금 덜 뛰어도 되는 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대표팀은 과거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세대의 뒤를 이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류은희는 “어릴 때부터 우생순 언니들을 보며 자랐다. 아직도 한국 핸드볼을 설명할 때 우생순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온다”며 “이번에는 새로운 선수들과 좋은 성적을 내서 그 이야기를 넘어서는 새로운 장면을 만들고 싶다. 나는 코트에서 밑작업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한국 핸드볼이 위기라는 말을 듣는 시점이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왕좌를 되찾는 의미가 더욱 크다”며 “결국 경기 당일 얼마나 간절한지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남은 기간 실수를 최소화하고 완성도를 높여 반드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