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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8일 노동조합 대표자들과 만나 대화를 가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경 대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약 1시간여 동안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대표이사실에서 노조 대표자들과 대화 일정을 진행했다. 회사 측에선 경 사장과 인사 담당 임원 3명이, 노조 측에선 공동교섭단 간사와 각 노조위원장이 각각 참석했다. 이번 만남은 삼성전자 대표와 노조의 첫 직접 면담으로, 노조가 대표와의 대화를 요구하자 경 사장이 이를 받아들이며 성사됐다.
경 사장과 노조 관계자들은 각자의 입장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의견을 교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 사장은 대화를 이어가며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의견을 맞춰보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노조에서도 경 사장이 최대한 노조 의견을 경청하려고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경 대표와의 만남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급여체계 도입’과 ‘최소한의 휴식권 보장’ 등 2가지를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급여체계 관련 △성과급 지급 기준을 현재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변경 △기본급 정률 인상 대신 정액 인상으로 전환 △포괄임금제와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휴식권과 관련해선 △유급휴일 5일 △회사창립일·노조창립일의 1일 유급화를 요청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조가 대화를 요청해서 대표이사와 대화를 하게 된 자리로 요청사항이 어떤 것인지 듣고 이해의 폭을 넓혔던 자리”라며 “첫술에 배부를 순 없으니 계속 대화를 하다보면 이해도를 높이고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앞으로 서로 존중하며 그간 멈췄던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추후 노조의 요청이 있을 경우 다시 노사 간담회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15차례에 걸쳐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서도 합의가 결렬됐다.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지난달 16일 최고 경영진과 대화를 요구했다. 지난해 8월 단체협약 체결식에 김현석 대표이사가 참석한 적은 있지만 교섭 진행 중에 대표와 노조가 만난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