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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기관·개인 다 팔았는데…코스피 떠받친 ‘자사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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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I 2026.08.31 17: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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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급락에서 상승 전환…기타법인 1.6조 받아내
3대 주체, 9년 만에 동반 ‘팔자’…1조원대는 이례적
기타법인 순매수액 중 삼전닉스 자사주 98% 차지
자사주 매입 아직 20% 미만…“당분간 수급 버팀목”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코스피를 급락장에서 끌어올리는 강력한 수급 동력으로 부상했다. 개인과 외국인, 기관까지 세 투자 주체가 이례적으로 동반 순매도에 나섰지만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 1조6000억원에 가까운 매물을 흡수한 것이다. 자사주가 개별 종목의 주가 방어를 넘어 지수의 흐름까지 좌우하는 ‘큰손’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3% 급락도 뒤집었다…‘자사주’가 하방 지지

3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14포인트(0.46%) 오른 6820.02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와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성장에 대한 경계감,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등이 겹치며 3% 넘게 급락했다.

지수를 다시 끌어올린 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타법인’의 매수세다. 기타법인은 개인·외국인·기관으로 분류되지 않는 일반 법인을 뜻한다. 상장사가 직접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해당 매수 물량이 기타법인으로 집계된다.

기타법인은 이날 시장에서 1조5790억원을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지난 8월 19일 이후 9거래일 연속 매수세이며 20일부터 8거래일 연속 1조원대 ‘사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개인은 1464억원, 외국인이 6434억원, 기관은 789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 기관이 코스피에서 동시에 순매도한 건 지난 2017년 10월 18일 이후 약 8년 10개월 만이다.

2010년대 들어 확인된 과거 동반 순매도 사례에서는 세 주체의 합산 순매도액이 최대 1000억원대 초반에 그쳤다. 반면 이날 순매도액은 1조5789억원으로 규모가 10배 이상 커졌지만 기타법인이 이를 고스란히 받아냈다.

기타법인의 순매수액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유입된 순매수액만 1조5455억원으로 전체 98%에 달했다. 과거 동반 순매도 사례와 달리 자사주 매입이 지수 흐름을 좌우하는 이례적인 수급 구조가 나타난 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잭슨홀 미팅과 미국·이란 간 군사적 충돌 등 대외 변수를 소화하며 하락 출발했으나 미국채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과도한 경계심은 완화됐다”며 “기타법인 순매수가 반도체 톱2의 하방을 지지한 가운데 대형 반도체주가 장 중 낙폭을 회복하면서 국내 증시는 전약후강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남은 매입액이 반등 탄력…외국인 공백 완충”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여력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 계획이 아직 20%도 진행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자사주가 국내 증시의 주요 수급 주체로 자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4일부터 오는 11월 21일까지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5328만5968주를 직접 취득하기로 했다. 이날까지 980만주를 사들여 계획 물량의 18.39%를 채웠다. 누적 체결금액은 2조5494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0일부터 오는 11월 19일까지 총 40조43억원 규모의 자사주 2407만주를 직접 취득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455만주를 매입해 계획 물량의 18.9%를 소진했다. 누적 체결금액은 7조7283억원이다. 두 회사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이후 집행한 금액은 10조2777억원에 달하지만 계획 물량 기준 매입 진행률은 모두 20%를 밑돈다. 기타법인이 코스피 전체 수급에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주주환원이라는 한국 주식시장 고유의 변수가 생겼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계획 금액이 남아 있어 외국인 공백을 완충할 국내 수요가 확보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 역할은 같은 매도 충격에서 낙폭을 줄이고 유통물량을 흡수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가 재차 하락하면 (자사주 매입은) 방어 수요에 머물 수 있지만, 변동성이 낮아지고 외국인 매도가 멈추면 남은 매입액이 반등 탄력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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