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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진 "41년 만의 첫 뮤지컬,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

장병호 기자I 2018.08.09 15:45:09

16일 개막 앞둔 뮤지컬 ''오! 캐롤'' 출연
리조트의 쇼 MC 역 맡아 "싱크로율 90%"
"노래 실력 부족해도 마음으로 부를 것"

방송인 주병진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배서더 강남에서 열린 뮤지컬 ‘오! 캐롤’ 제작발표회에서 생애 첫 뮤지컬 출연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금 이 작품이 ‘오! 캐롤’이었어요? 하하하.”

9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배서더 강남에서 열린 뮤지컬 ‘오! 캐롤’ 제작발표회. 방송인 주병진(59)은 데뷔 41년 만에 뮤지컬배우 변신이 쑥스러운 듯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흰 정장 재킷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모습은 TV에서 만나던 유쾌함 그대로였다.

주병진이 생애 첫 뮤지컬에 도전한다. ‘오! 캐롤’에서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 쇼를 진행하는 유머러스한 MC이자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애보를 간직한 허비 역을 맡는다. 그는 “처음 뮤지컬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숨도 못 쉴 정도였고 제안에 엄두를 낼 수 없었다”며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1977년 TBC 전속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주병진은 ‘젊음의 행진’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80~90년대 인기 TV 프로그램의 MC를 맡아 명성을 쌓았다. 사업가로도 활동하는 등 41년간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뮤지컬 출연을 결심한 것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주병진은 “(작품 제안 이후) 그동안 내가 활동한 세월이 뮤지컬 공연에 도움이 될지 생각했다”며 “결론은 내 인생에서 큰 산에 오를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은 실패하면 마지막이 될 것이고 성공하면 첫 시작이 될 것이라는 의미”라며 “그런 각오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 캐롤’의 밝은 작품 분위기도 출연 결정에 큰 역할을 했다. 주병진은 “뮤지컬을 보고 나오면 숙연해지거나 가슴 먹먹하고 무거워지는 작품이 많은데 ‘오! 캐롤’은 공연을 보고 나오는 순간 힐링이 되고 밝아지고 가벼워진 느낌, 인생이 조금 더 환해진 느낌을 받는 작품이라 그런 밝은 기운을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허비 역에 대해서는 “내 삶과 직결되는” 캐릭터라며 애착을 보였다. 주병진은 “허비도 싱글인 것처럼 나 역시 싱글이고 허비처럼 나도 마음속에 열정과 사랑, 에너지를 쏟아내지 못하고 응어리진 채 있다”며 “무명 MC 역할이기도 해 캐릭터를 굳이 해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90% 정도는 나와 닮아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에서 빠질 수 없는 노래 실력에 대해서는 걱정을 나타냈다. 주병진은 “노래를 자꾸 하다 보니 내가 보기에는 실력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다”면서 “무대 위에 설 실력이라는 건 다른 문제라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밖에 없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방송 활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밥값은 하자’는 주의였던 만큼 노래 실력은 부족해도 마음으로 들리는 노래를 부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캐롤’은 팝 가수 닐 세다카의 노래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원작은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브레이킹 이즈 하드 투 두’(Breaking is Hard to Do)다. 국내 공연제작사 쇼미디어그룹이 논 레플리카(대본·음악만 구입해 현지 프로덕션 상황에 맞춰 제작하는 방식)로 수입해 2016년 말 초연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2017년 재공연에 이은 세 번째 공연이다. 박영석 쇼미디어그룹 대표는 “국내 창작진이 참여해 재구성한 작품으로 해외 수출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병진 외에도 서범석, 성기윤, 윤영석이 허비를 연기한다. 허비가 사랑하는 에스더 역에는 박해미, 김선경, 이혜경이 캐스팅됐다. 지난 공연에 이어 한진섭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감독이 창작진으로 참여한다. 오는 8월 16일부터 10월 21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주병진은 오는 26일 공연부터 출연한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배서더 강남에서 열린 뮤지컬 ‘오! 캐롤’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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