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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제복공무원 폭행 엄정 대처…공무중 사고·손실 정부가 책임"

송이라 기자I 2018.06.04 17:06:08

정부, 제복공무원 폭행 근절 위한 대국민 호소문 발표
제복공무원 폭행 피해 연평균 700명…“사회적 인식 변화 시급”
"공권력 강화→인권 약화 사고는 이분법적…조화되도록 해야"

김부겸(왼쪽 두번째)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3층 합동브리핑룸에서 ‘제복공무원이 자부심을 가지고 헌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위해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행안부)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정부가 제복 공무원이 공무 중 폭행·폭언을 당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나 손실에 대해 책임지되 가해자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를 경고했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소방청, 해양경찰청 등 4개 관계부처는 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장관·청장 공동으로 ‘제복공무원이 자부심을 갖고 헌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위해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우리 사회에 시위문화 등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현장에서는 질서 유지를 위한 경찰이나 소방관에게 욕설은 기본이고 폭력도 행해지고 있다”며 “조금만 더 사회적인 경각심이 있다면 이런 수준의 어이없는 일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공무집행 중 폭력피해를 입은 경찰관 해양경찰관은 각각 406명과 9명, 폭행피해를 입은 소방관은 167명 등 총 672명으로 집계됐다. 한 해 700명에 가까운 제복공무원들이 공무수행 중 이유없는 폭행과 폭언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제복공무원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되 호신장구 등 자위수단의 사용근거를 마련하는 등 법·제도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다음은 김부겸 장관, 이철성 경찰청장, 조종묵 소방청장, 박경민 해양경찰청장과의 일문일답.

-‘폭행 피해방지 개선대책’의 구체적 내용은?

△(김부겸)관련법이라든가 혹은 시행령을 우리가 성급하게 바꿀 수는 없다. 우려하는 것처럼 (공권력을 사용해) 더 압박을 가하겠다는게 아니라 공무집행하다가 일어난 일에 대해서 공무원이 소위 민사상 책임을 지게 되는 또 이런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은 어떻게 해서든 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것. 그런 취지로 받아들여달라.

△(이철성)경찰권 행사 중 재산상 손해가 났을 때 손실보상은 법적으로 해주고 있지만 사람이 다쳤을 때는 경찰관 개인이 물어내야 되는 어려움이 있다. 재산상뿐 아니라 신체적인 위해가 있을 때도 손실보상을 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정비하겠다.

△(조종묵 소방청장)119 구급대원들이 현장에서 소방활동 중 방해를 하는 경우에 현재보다 더 강하게 소방기본법과 119 구조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려고 한다. 특히, 현재보다 더 강화된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든지 소방활동 방해로 인해서 소방관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백남기 농민은 공권력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했다. 당시 경찰이(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데 몇 년이 걸렸다. 인늘 공권력 강조하다보면 무리한 공권력 집행으로 인권침해 문제가 생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방안을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철성) 관련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인권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인권위 같은 곳에서도 경찰권 사용에 대한 각종 제한 또는 권고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 공권력 강화가 인권 소홀로 이어진다는 전제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양자가 조화되도록 해야 한다.

명확한 틀을 만들어서 (공권력 사용을) 규정화하고 그 한도 내에서 공권력이 집행되면 인권에 소홀하거나 침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불법 행위 대한 비례원칙을 적용해서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 말은, 혹시 자기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물리적 행사도 가능하게 한다는 건가?

△(김부겸)기계적 비례성을 얘기하는건 아닐 것이다. 아시다시피 최근 소방관이 직무 중 어떤 개인의 재물을 손괴했다든가 하면 지금까지는 소위 소방관 개인이 물어주는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있었다. 앞으로 공권력 집행을 이렇게 하면 결국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는게 우리사회의 합의다. 공권력 강화를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대에 있었던 그런 식으로 접근하자는 게 아니다.

(제복공무원은) 제복을 입은 국민일 따름이다. 이 사람들이 직무의 강도가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이분들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직무를 행사하는데 여러가지 거북함을 느낄 정도라면 굳이 왜 제복을 입혔겠나.

우리는 적어도 국민들의 손에 의해 탄생한 정부라는 자부심이 있다. 현 정부는 공권력을 집행함에 있어서 공직자들이 좀 더 세세한 규정까지 둠으로써 인권침해의 요소를 확실히 방지하도록 하겠다.

-대부분의 제복공무원 폭행사건이 주취, 즉 술을 먹고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취에 대해서 특별한 가중처벌을 한다는 법은 없다. 이에 대한 생각은.

△(김부겸)실질적으로 (주취가)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이런 데 대해서는 조심스럽다. 다만, 소위 우리 사회에서 주취자에 대한 지나친 관용 문화는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결문에서 ‘주취자 감경 조항’ 같은 것들을 언제까지 용인돼야 하는지 등 법 개정에 대해서는 국회가 그 권한을 갖고 있어 문제가 있다. 다만 사회적으로 오늘 이렇게 호소 드린대로 제복공무원, 공권력의 대행자, 집행자에 대한 만연된 인식을 한 번 바꿔보자는게 오늘 발표의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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