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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논란 불식+본연 사업 집중…증여 ‘승부수’ 던진 한화 김승연

하지나 기자I 2025.03.31 18:16:13

경영권 승계 논란 불식, 증여로 정면 돌파
김동관, 그룹 후계자 입지 공고히 다져
김동원·김동선, 각자 영역서 장악력 강화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31일 전격적으로 ㈜한화 지분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 건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비롯해 잇따른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란 시각이 잇따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선제적으로 그룹 승계를 마무리 지으는 정공법으로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모든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게 김승연 회장의 복안인 셈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어 3조6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지에 전략적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해 2035년 전사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규모 글로벌 톱티어(Top Tier)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양호한 현금흐름을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채권이나 차입이 아닌 유상증자를 선택한 데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4년간 3~4조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면 유상증자는 불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상증자 발표 직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3000억원을 들여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한 점도 논란을 키웠다. 회사 측은 방산과 조선해양 사업 간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강화에 현금을 사용하면서 정작 본업에는 주주 자금을 활용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점도 경영 승계의 일환으로 보이기 충분했다. 업계에선 한화에너지를 상장한 후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 합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 지분 5.2%를 매입한 데 이어 11월에는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 7.25%까지 확보했다. 한화에너지가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한화의 기업가치가 하락할수록 합병 시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번 김승연 회장의 지분 증여로 이러한 논란을 해소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로 애초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유상증자 당위성, 주주 소통 절차, 자금 사용 목적 등에서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기재가 미흡하다”면서 정정신고서를 요구했다.

이번 지분 증여로 ㈜한화의 지분 구조는 한화에너지(22.16%), 김승연 회장(11.33%), 김동관 부회장(9.77%), 김동원 사장(5.37%), 김동선 부사장(5.37%)으로 재편되며 사실상 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세 아들이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한화 지분율은 총 42.67%에 달하게 됐다. 방산·조선·에너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의 경우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인 ㈜한화 지분을 바탕으로 그룹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도 각각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 구축, 한화갤러리아를 지주사로 하는 계열 분리 등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장악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이번 지분 증여로 승계가 완료됨에 따라 시급하고 절실한 대규모 해외 투자 목적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승계와 연결시키는 억측과 왜곡은 불식될 것”이라면서 “또한 ‘㈜한화-한화에너지 합병을 위해 ㈜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춘다’는 오해가 바로 잡히고,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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