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레이저빔 쏘는 39세 최빈국 대통령…"화산열로 코인 채굴"

김보겸 기자I 2021.06.10 18:08:55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법정통화 승인한 엘살바도르
트위터 사진은 ''레이저 아이''…가상자산 지지자 상징
"값싸고 청정한 화산 에너지로 비트코인 채굴할 것"

‘레이저 아이’를 트위터 프로필 사진으로 내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사진=부켈레 트위터)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중남미 최빈국 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승인한 데 이어 화산 지열을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겠다고 밝혔다.

39세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유 지열전력회사에 화산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비트코인 채굴시설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값싸고, 100% 청정하고, 100% 재생산가능한, 탄소배출 제로인 우리 화산 에너지를 이용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위터를 즐겨 쓰는 부켈레 대통령의 프로필 사진은 ‘레이저 아이(laser eye)’가 합성된 모습이다. 비트코인이 개당 10만달러에 도달할 때까지 레이저 광선을 유지하자는 뜻이며, 가상자산에 대한 지지를 뜻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패리스 힐튼 등 유명 인사들이 레이저 아이 운동에 동참한 바 있다.

몇 시간 뒤 부켈레 대통령은 트위터에 지열정에서 수증기가 솟구치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러면서 “우리 기술자들이 방금 95MW의 100% 청정, 탄소배출 0 화산 지열 에너지를 제공하는 새 지열정을 팠다고 알려왔다”고 적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비트코인이 반등하는 모양새다. 9일 3만1300만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0일 3만7517달러까지 올랐다. 한국시간 오후 5시 기준으로는 24시간 전보다 7.32% 오른 3만6812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은 미국연방수사국(FBI)이 지난 7일 미 최대 송유관 회사가 러시아 해커 집단에 몸값으로 지불한 비트코인 75개 중 63.7개를 회수했다는 소식 이후 12% 폭락해 3만1700달러대로 떨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랜섬웨어 공격에서 몸값으로 지불한 비트코인을 FBI가 회수한 건 가상자산이 보이는 것만큼 추적하기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가상자산의 장점으로는 범죄자들이 이름이나 위치를 밝히지 않고 불법행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 꼽혀왔다. 하지만 비트코인 거래자가 늘면서 역설적으로 추적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등 중개인을 거쳐야 하는 거래형태가 보편화하면서 미국에선 돈세탁방지법에 따라 계좌를 만들 때 신분증명을 필수로 하면서다.

FBI가 비트코인을 회수할 수 있었던 것도 해킹집단이 몸값을 받기 위해 사용하는 가상자산 계좌를 특정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법원 영장을 받아 해커들이 대여한 클라우드 서버를 장악하고 비트코인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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